불매운동 겪은 美식품회사 CEO “좌파들, 신앙·가정 취소 시도”

이은주
2021년 03월 1일 오후 1:20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5:51

트럼프 지지했다가 불매운동 당한 고야푸드 CEO
좌파들 ‘정치적 견해’ 다르면 취소(삭제)하려 공격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불매운동에 시달렸던 히스패닉계 식품회사 고야푸드의 로버트 우나누에 최고경영자(CEO)가 ‘캔슬컬처(취소문화)’를 비판했다. 

전국적인 불매 운동을 경험한 당사자로서 미국 내 만연한 취소문화의 폐단을 지적한 것이다. 

취소문화란 다른 견해를 가진 개인, 정치인, 연예인, 기업 등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문화를 말한다. 기업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일종의 불매운동으로도 나타난다. 

우나누에 CEO는 미국 보수진영 연례 중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둘쨋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은 신을 취소하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우나누에 CEO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필요하다”면서 “고야는 필수적인 사업체이므로 계속해서 일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과 가족, 일을 위해 아침에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들(좌파)은 우리의 교회를 폐쇄하고 신을 없애길 원한다. 가족(관)을 재정립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취소문화를 주동하는 이들이 미국의 전통적인 신앙과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경제·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히스패닉 번영 계획’(Hispanic Prosperity Initiative)에 서명했다.  

당시 백악관 서명식에 참석한 우나누에 CEO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갖게 돼 진정 축복받았다”면서 히스패닉계를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를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 

우나누에는 이 자리에서 고야푸드의 설립자이자 스페인 출신 이민자인 자신의 할아버지와 성공한 기업가 출신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교하며 트럼프의 ‘기업가 정신’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좌파 성향의 히스패닉계 줄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과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우나누에의 발언을 비판하며 고야 제품의 불매 운동을 선동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고야 보이콧’, ‘고야 퇴출’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기 시작했다. 

우나누에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축복받았다는 말을 사용했다. 우리가 국가로서 축복받았다고 말했다”라며 자신의 발언이 불매 운동을 촉발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200만 파운드 상당의 식품을 기부하기 위해 그곳(백악관)에 있었다”면서 “우리는 절대 문을 닫지 않는다. 우리는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고야 제품은 지난해 미 전역의 푸드뱅크에 기부됐다. 

그의 주장대로 불매 운동 역풍을 맞았던 고야푸드는 지난해 매출 증가를 경험했다. 취소문화에 직면한 고야푸드를 지지하는 소비자들이 이에 맞서 제품 구매에 나서면서 오히려 매출이 올라간 것이다. 

고야 보이콧을 제안했던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은 역설적이게도 판매 수익을 올린 공로로 ‘이달의 직원’ 밈(meme·온라인 유행 코드)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나누에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이 “매출액 1000%를 증가시켰다”고 했다. 

우나누에는 이날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의 전염병 대응 조치는 정치적 이익에 기반한 것으로 “중산층에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엄격한 봉쇄 조치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일부 민주당 지역을 겨냥한 발언이다. 

캘리포니아, 조지아, 뉴욕 등 대표적인 민주당 지역에선 강력 봉쇄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카페, 식당 등 외식업계는 봉쇄 조치로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우나누에는 “식당 종사자 1500만 명 중 대부분이 히스패닉계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수민족, 모든 민족 사람들”이라면서 “중산층과 서민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에 대한 충성맹세에서 “하나님 아래(under God)”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우리는 하나님 아래가 아니라면 분열되거나 연합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선 안 된다. 신에게 더 가까이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