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어 미국도 트럭시위…“백신 강요는 잘못, 자유 보장해야”

한동훈
2022년 02월 24일 오후 12:19 업데이트: 2022년 02월 24일 오후 12:19

캐나다에서 시작된 방역규제 반대시위 ‘자유 호송대’가 미국으로도 확산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수백 명의 트럭 운전사와 지지자들이 수도 워싱턴DC를 향한 여행을 시작했다.

‘국민의 호송대(People’s Convoy)’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진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선포된 국가비상사태 철회를 포함해 백신 접종 의무화와 영업 제한 등 방역규제 철폐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미국은 국가비상사태가 유지되고 있다. 2020년 3월, 미국에서 중공 바이러스 확진자가  천 명 넘게 발생하며 위기감이 치솟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정부는 특별권한을 부여받고 추가 정부지출도 가능하다.

국가비상사태는 당초 올해 3월 1일 만료 예정이었다. 마침 정점에 달했던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한풀 꺾이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코로나 척결과 대응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비상사태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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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아델란토에서 백신강요에 반대하는 자유보장 요구시위 참가자들이 워싱턴DC를 향해 출발하기 전 집회에서 연사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2.23 | 에포크타임스

국민의 호송대 운영진 트럭 운전사 브라이언 브레이스는 LA 남쪽 130km에 위치한 아델란토의 아델란토 스타디움에서 출발 전 집회에서 “정부는 국민에 봉사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누군가는 ‘극우’ 혹은 ‘극좌’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와 관련된 자유의 문제”이라고 말했다.

운영진 측 변호사인 레이 던다스는 에포크타임스에 “호송대 참여 열기는 지금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와 방역규제를 종식시킬 때가 무르익었음을 보여준다”며 “2년이 흘렀다. 트럭 운전사들은 그동안 침체한 경제를 다시 일으킬 때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송대는 캘리포니아 남부를 출발, 애리조나-뉴멕시코-텍사스-오클라호마-미주리-일리노이-인디애나-오하이오-웨스트버지니아-메릴랜드 등 11개 주에 걸쳐 약 4200km 도로를 달려 다음 달 3일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동 경로에 있는 주정부, 지방당국과 협력해 질서 유지에도 힘쓰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번 시위에 주목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정부 당국이 호송대 차량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호송대 차량에 대응하기 위해 수백 명의 주방위군 병력 배치를 승인했다.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경찰 당국도 호송대 운영진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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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아델란토에서 백신 강요에 반대하는 자유 보장 요구 시위 트럭이 워싱턴DC를 향해 출발하고 있다. 2022.2.23 | 에포크타임스

이날 미국 동부에서도 별도 그룹이 출발했다. 이들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출발해 워싱턴DC 인근 순환도로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룹 주도자인 특수차량 운전사 밥 볼러스는 “자유 호송대 관계자와 대화하긴 했지만, 그쪽과는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결성된 그룹”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부에 모인 운전사들은 사전 집회를 마친 후 경적을 울리며 출발했고, 사람들은 성조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SUV와 승용차 등 지지자들도 트럭들의 뒤를 따랐다.

이날 사전 집회에서 연설대에 오른 세인트루크 오로라메디컬센터 의사 겸 부교수 피에르 코리는 “백신 접종 의무화를 포함해 정부의 여러 방역규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고, 이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한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치료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서 증언을 하기도 했던 코리 부교수는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을 해치고 생명을 앗아갔지만, 우리 사회를 망친 것은 정책”이라며 “우리 사회가 아프다. 그리고 여기에 모인 여러분이 우리(사회)를 올바른 길로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