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반중공 의원 ‘뒷조사’한 中에 항의…대사 초치

한동훈
2023년 05월 5일 오후 2:14 업데이트: 2023년 05월 5일 오후 2:30

캐나다 정부가 자국 의원을 ‘위협공작’ 표적으로 삼고 정보를 수집한 중국 외교관을 초치하기로 했다.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오타와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도록 지시했다. 지금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졸리 장관은 “어떠한 형태의 내정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외교관 추방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외교위원회 회의는 외무부 예산 심사를 주요 의제로 열렸지만, 먼저 연방하원 보수당 소속의 마이클 청 의원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위협공작이 핵심 사안으로 논의됐다.

앞서 1일 캐나다 유력매체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중국계 청 의원은 본인과 홍콩에 머물고 있는 친척이 지난 2021년부터 중국 공산당 정보기관의 추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사실은 매체가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의 일급기밀 문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아버지가 홍콩 이민자인 청 의원은 2021년 중국 공산당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주도하는 등 중국 공산당의 폭정을 저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청 의원을 위협하려 친척들까지 포함해 정보수집을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캐나다 주재 중국 외교관 자오웨이가 현지에서 청 의원을 사찰하는 등 깊게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관이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2019년 9월 네이비실 팀6 본부 등 민감한 미군 시설에 침입을 시도한 중국 외교관 2명이 스파이 혐의로 추방됐었다.

이번 중국 공산당의 캐나다 의원 사찰은 선거 개입 등 주권침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거져 나와 그 파급력이 더 크다고 평가된다.

지난 3월 캐나다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2019년과 2021년에 선거 개입을 시도했으며, 특히 보수당이 아닌 자유당의 승리를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특별보고관을 임명해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으나, 중국은 선거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청 의원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캐나다 정치권과 언론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에서는 보수당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에 강경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