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아른거리는 중국 공산당 정부

데이비드 크레이그
2023년 03월 24일 오후 8:01 업데이트: 2023년 03월 24일 오후 8:01

지난 3월 20일 유엔 IPCC(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종합보고서가 발표됐다. 유엔 보고서는 지구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한국을 비롯한 선진 산업국을 대상으로 향후 10년 동안 더욱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했고, 2021년에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을 국제 사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은 많은 산업과 일자리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주목해야 할 일례로 한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연간 약 316만 대의 승용차를 생산하여 약 196만 대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차량 생산량 면에서 한국은 2021년을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앞선 독일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다.

한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유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전기차로 대체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는 석유차보다 장착되는 부품이 적기 때문에 작업량이 약 30% 적다. 그래서 현재 한국이 자동차 산업에 고용하고 있는 33만 1000여 명 중 약 11만 명은 미래의 전기차 시대에는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연간 약 31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2030년까지 엔진과 변속기를 만드는 7만 5000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독일 자동차 노조 IG메탈(IG Metall)은 추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높은 비용과 낮은 실용성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자동차 소유자가 20~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가 더욱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조차 이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린피스가 지난 2022년 한국의 금속노조와 함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 종사자 82% 이상이 내연기관 차량을 2035년 이후에는 판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64%는 2030년까지 생산 및 판매 금지가 도입돼야 한다고 답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일자리 감소 외에 세계 자동차 업계에 주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 금속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 희토류 금속의 약 70%는 중국에서, 4%는 중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미얀마에서 나온다. 채굴에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고 심각한 환경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 독점은 쉽게 무너질 수 없다.

희토류 생산 현황 |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자동차 배터리와 기타 녹색 산업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관대하게 허용하거나, 아니면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제한하여 자동차 배터리와 다른 핵심 제품의 제조 과정 대부분이 중국 내에서 이루어지게 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중국 공산당 정부가 한국의 미래 자동차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위험과 일자리 파괴를 각오하더라도 한국이 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전기차가 화석 연료를 태우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는 어딘가에서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 2022년 기준 한국 전력의 34.3%는 석탄, 29.2% 천연가스(LNG), 27.4% 원자력, 그리고 7.5%가 재생 에너지에서 나온다. 따라서 한국의 전력 63.5%는 화석 연료를 태우면서 공급되고, 이 과정은 당연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더구나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석유차보다 운행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또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도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계획하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사실상 배출 위치 변경에 불과하고, 차체 무게와 전기 전환에 소실되는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달성 가능한 감축량은 크게 줄어든다. 또 재생 에너지 생산은 넓은 토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자연생태계 피해도 상당하다. 더구나 파괴될 일자리를 생각하면 이 정책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석유차 생산 및 판매 금지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재앙이 될 것이다.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공장의 해외 이전이나 소재 구입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한국 정부는 지구를 살린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가 핵심 산업을 침몰시키고 일자리를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지금 선진 산업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탄소 중립 소동은 인류사 최대 사기극에 불과한 기후 종말론에서 비롯되었음을 간파해야 한다. 이에 관한 과학적 증거와 역사적 사실은 ‘기후 종말론: 인류사 최대 사기극을 폭로한다(2023년 2월, 박석순·데이비드 크레이그 공저)’를 참고하길 바란다.

데이비드 크레이그는 박석순 교수와 ‘기후 종말론: 인류사 최대 사기극을 폭로한다(2023년 어문학사)’를 저술했다.

번역 및 원고 정리는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기여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