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핵심은 당 노선 투쟁

스산(石山)
2022년 09월 7일 오후 2:07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시진핑 3연임 가능성 높다는 징후 다수 포착
리커창 ‘경제 안정’ VS 시진핑 ‘제로 코로나’
두 마리 토끼, 하나는 버려야…경제침체 전망

중국 공산당 정치국이 20차 당대회 개최일을 10월 16일로 확정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중국 공산당이 향후 정책 노선도 분명해질 것이다.

20차 당대회는 38개 기관에서 2300명의 당대표를 선출한다. 38개 기관에는 성·시 31개, 중앙기관 3개, 홍콩·마카오·대만 사무기관 각 1개, 군부 등이 포함된다.

당대회에서는 당대표 2300명 중에서 중앙위원 200여 명과 중앙후보위원 160여 명을 ‘선출’한다. 여기서 뽑힌 중앙위원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중공중앙’이라고 한다. 이어 이들 200여 명이 다시 정치국 위원 25명을 선출하고, 정치국 위원 25명이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의 이른바 ‘민주집중제’ 체제의 우두머리(頭) 구조다. 이 지도부를 조직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과두정치(寡頭政治·적은 수의 우두머리가 독재를 하는 정치), 나아가 독재 통치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수년 전에 필자는 한 공산당원에게 당 대회 대표가 선거로 선출되는데 투표를 한 경험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크게 웃으며 “당신은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으로서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뽑은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필자도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선출한 적이 없고 공산당원도 당 대표를 직접 뽑은 적이 없다는 것은 중국 인민은 모두 인민 대표를 뽑는 국가 대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반 당원 9천만 명은 당대표 선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당대표는 기본적으로 당위원회가 선출한다. 다시 말하면, 당대표는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의 관장하에 성(省)위원회가 선출한다. 그런데도 중국 공산당은 한사코 ‘선거’를 통해 뽑는다고 한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이 뽑아서 정하는 ‘선정(選定)’과 인민이 투표로 뽑는 ‘선거(選擧)’는 다른 개념이다.

공산당원 9천만 명 중에서 상무위원 7명과 총비서 1명을 선출하려면 대략 10단계 선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두 상급 당위원회가 하급 당위원회의 선별 결과를 결정한다. 이것은 ‘선거’가 아니라 ‘선정’이다.

인간 세계에서는 권력이 클수록 더 위험하다. 중국 공산당 당수가 바로 그렇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립돼 지금까지 101년 동안 총 12명이 최고지도자에 등극했다. 천두슈(陳獨秀), 취추바이(瞿秋白), 리리싼(李立三), 왕밍(王明), 보구(博古), 마오쩌둥(毛澤東), 화궈펑(華國鋒),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 등이다. 덩샤오핑은 10년 넘게 중국 공산당을 장악했지만 명목상 최고지도자를 맡은 적은 없다.

이 12명 중 7명은 결말이 좋지 않았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명목상 최고지도자는 7명인데, 이 중 3명은 결말이 좋지 않다.

다시 20차 당대회로 돌아가 보자. 몇 가지 징후를 보면 시진핑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은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런 투쟁은 권력 투쟁이라기보다는 노선 투쟁에 가깝다. 즉 현재 중국이 직면한, 정치·경제 등 여러 방면의 형세를 판단하고 대처하는 데는 노선이 필요한데, 이 노선을 놓고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노선은 그물의 벼리(綱)다. 벼리를 집어 올리면 그물은 자연히 열린다(綱舉目張)”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이 당내 관료들에게 한 말이다. 무슨 뜻인가? 그물 속의 물고기를 취하려면 그물을 열어야 하고, 그 결정적인 역할은 벼리를 쥔 사람이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한마디로 권력을 쥔 사람이 핵심적인 일을 결정하므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노선 투쟁도 이와 비슷하다. 시진핑은 엄격한 방역, 절대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리커창은 “경제의 큰 틀을 안정시킬 것”을 요구하며, ‘6대 안정(六穩)’과 ‘6대 보장(六保)’을 요구한다.

‘6대 안정’은 2018년 7월 ‘경기부양책의 방향’으로 제시한 취업 안정, 금융 안정, 무역 안정, 외자 유치 안정, 투자 안정, 경기 예측 안정을 가리킨다. 그리고 ‘6대 보장’은 2020년 4월에 ‘경기부양책의 기조’로 제시한 국민의 취업 보장, 기본 민생 보장, 시장 주체 보장, 식량·에너지 보장, 산업망·공급망 보장, 기층 조직의 운영(하위 정부의 정상적인 기능) 보장을 가리킨다.

이로써 시진핑의 노선과 리커창의 노선이 갈등을 빚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 노선 투쟁이 뚜렷이 드러난다. 각 지방정부는 도시를 봉쇄하고 핵산 검사를 요구하는 등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시진핑의 대표적인 노선이다.

리커창은 5월 25일 중앙 정부 기관 및 전국 2844개 현급 이상 정부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경제 안정’을 주제로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그 후 국무원은 “격리·통제 조치를 취하는 위험 지역의 범위를 마음대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등의 ‘9가지 불허(九不准)’ 명령을 발표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조치를 완화하려 했다. 리커창은 또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12곳에 감찰팀을 투입해 정책을 제대로이행하는지 감독하겠다고 했다. 8월 31일에는 리커창 총리 주재로 전국 ‘팡관푸(放管服·시장 기능 강화와 서비스 개선)’ 화상회의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리커창의 노선은 지방에서 좀처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방 관료들로서는 두 노선에 대한 저울질이 이미 끝났고, 모두가 시진핑 노선을 따르고 있다.

지방 관료들은 권력 다툼 와중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자들이어서 상부의 권력 판세에 극도로 민감하다. 그들은 출세하려면 정치적 성과를 쌓는 것보다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선은 ‘그물의 벼리(綱)’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차기 지도자가 누구인지는 아랫사람들이 먼저 알 것이고, 입신양명하려면 어디에 줄을 대야 하는지도 잘 알 것이다.

물론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지방정부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다. 한 지방 관료는 기자의 질문에 “경제가 너무 나빠 목표 수치에 못 미치니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덮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지방 관료는 “전염병 하나로 천 가지 근심을 던다”고 했다. 올해 경제는 어차피 좋아질 가망이 없으니 전염병 확산을 핑계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책임을 면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래서 감염 사례가 없어도 과잉 방역을 하기도 한다.

한편, 공산당 내부에는 이미 “모든 것은 20차 당대회를 위하여”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기본적으로 두 가지 내용이다.

하나는 20차 당대회 이전에 코로나가 대규모 확산하는 지방의 관료는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단 사건이 발생하는 지방의 관료는 짐을 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허난(河南)성 촌진은행(村鎮銀行)의 예금주들이 정저우 인민은행 앞에 모여 예금을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인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하면 그 지방의 관료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모두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도시를 봉쇄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 ‘감투’와 관련된 일을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모두가 ‘시진핑 노선’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진핑 노선과 리커창 노선은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리커창 노선에 따라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개방해야 하고 유통해야 하고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반대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노선을 따르면 봉쇄해야 하고 움직이지 말아야 하고 격리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중국 경제의 3대 엔진 가운데 투자와 소비는 이미 시동이 꺼졌고, 수출도 하반기에는 명(命)이 간당간당할 것이다. 이 점은  컨테이너선 운임이 폭락한 데서 엿볼 수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달 26일 전주보다 8%(275.57포인트) 하락한 3154.26으로 집계됐다. SCFI가 1주일 만에 20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2009년 지수 집계 이래 처음으로, 역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래서 중국 경제의 ‘추운 겨울’은 오래갈 것이다. 적어도 향후 2~3년은 중국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탈세계화 추세까지 더해지면, 중국의 경제하방 추세는 짧게는 10년간, 길게는 20년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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