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 대법원은 진정한 적 ‘딥스테이트’를 겨냥하고 있다

제프리 A. 터커
2022년 07월 14일 오전 9:34 업데이트: 2022년 07월 15일 오전 10:28

최근 나온 美 대법원의 판결들이 우리 모두를 경악게 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록 모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는 않았지만, ‘웨스트버지니아 대(對) 환경보호청(EPA)’ 소송이다. 대법관들의 의견은 대부분 인상적이었지만, 필자가 경이롭다고 여기는 것은 닐 고서치(Neil Gorsuch) 대법관의 찬성 의견이다.[관련기사]

바로 여기서 우리는 연방 대법원 판결이 행정국가의 권력을 제한하는, 중대하고 매우 환영받는 방향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송 내용을 검토해보면, 이 소송은 유권자나 입법부의 감독 없이 나라를 다스리는, 선출되지 않은 관료 기구를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0여 년 동안 대다수 법원은 이런 관료 기구의 ‘전문가들’이 일을 잘 처리하고 법률을 충실히 해석하며, 단지 쉽게 준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칙만 만든다고 가정하고 그들의 월권 행위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에 이어 등장한 이 네 번째 정부 부처는 몇 세대를 거치면서 규모, 범위, 힘이 모두 커졌다. 기업이나 제조업체들이 이들 부처로부터 한 번쯤은 부당한 규제를 받았을 정도다. 우리는 종종 자동차 판매업자, 기계 부품 제조업체, 에너지 회사 등이 내뱉는 불평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노동부가 우리를 미치게 한다”, “산업안전보건청에서 보낸 편지에 돌아버릴 것 같다”, “결코 환경보호청(EPA)을 만족시킬 수 없다” 등등.

우리는 이런 것은 그저 ‘이야기’이고 그들이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들이 체계적이고, 곳곳에 만연해 있고, 자유 이념을 위협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놀랍게도 이런 기관이 432개나 된다. ‘독립선언문’의 저자들은 일찍이 이런 행정기구의 존재에 주목했다. 그들은 “영국 국왕이 새로운 공청(公廳)을 많이 세우고 관료를 많이 보내 우리 국민을 괴롭히고 우리의 재산을 먹어치웠다”고 비난했다.

그들은 폭정을 끝내기 위해 혁명을 일으켰지만, 우리는 1883년 ‘펜들턴법(Pendleton Act)’을 시작으로 20세기 내내 새로운 행정부마다 독자적인 관료기구를 만들어냈다.

이런 기관들은 자체적으로 힘을 갖고 있다. 이상하게도 이 주제가 선거 기간에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공직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자신의 힘을 홍보하기 좋아한다. 심지어 그들은 그런 힘이 있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출된 공직자들은 행정국가에 비해 공적 업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행정국가란 국가의 입법 및 사법 기능에 비해 행정 기능이 특별히 우월한 국가를 말한다. 행정부가 준입법적·준사법적 기능까지 수행함으로써 입법부와 사법부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행정 기능이 비대해진 것이다.

트럼프가 발견했듯이, 대통령조차도 이 ‘딥스테이트(deep state)’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2020년 3월 이후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 보자.

야수는 민낯을 드러냈다. 우리가 한 번도 선택(투표)한 적이 없는 이상한 기관과 사람들이 난데없이 나타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들은 여행을 제한하고 우리의 얼굴을 가리라고 강요했으며 우리의 교회와 학교를 폐쇄했다. 또 우리의 사업체들의 운영을 금지했다. 워싱턴에 강력한 로비 활동을 할 만큼 충분히 규모가 크지 않는 한 이를 피할 수 없었다. 모든 장면이 충격적이어서 몇몇 정직한 법관을 포함한 많은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

문제를 본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인플레이션 문제만 놓고 보자.

이것은 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책임이다. 연준은 가장 무서운 딥스테이트 기관 중 하나다. 이 기구는 1913년 ‘들고양이 은행(Wildcat banking)’ 시대를 끝내고 통화와 신용의 확장을 억제해 좀 더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약속하에 설립됐다.

‘들고양이 은행’은 미국 은행법이 시행되기 전에 은행권을 마구 발행하던 은행으로, 이 은행들은 믿을 수 없는 담보로 거의 한 푼의 가치도 안 되는 은행권을 발행했다.

사람들은 심층 분석을 통해 연준이 이 모든 것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지금도 연준이 어떤 방식으로든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분명한 것은 문제를 일으킨 연준이 문제 해결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연준이 설정한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간략히 살펴보자.

이 목표 달성은 이미 물건너간 지 오래다. 하지만 연준은 약간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같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지수를 따르지 않고 그것보다 화려한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를 채택했다. 그리고 PCE 지표상으로는 연준이 일을 꽤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PCE 자체가 폭증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제 연준은 완전히 무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노동부(DOL), 에너지부(DOE), 교통부(DOT), 보건복지부(HHS), 국토안보부(DHS), 연방거래위원회(FTC),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마찬가지고, 여타 3글자로 된 기관들도 다를 바 없다. 300만 명에 가까운 인력을 고용한 이들 기관은 해고나 통제가 불가능하다. 우리 시대의 독특한 점은 정부의 전문가 그룹은 좋게 말하면 사기꾼이고 나쁘게 말하면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오늘날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다음과 같다.

개인소비지출(PCE) 연쇄형(chain-type) 지수. | FRED/Jeffrey A. Tucker

연준의 권한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 기구는 정확히 어떻게 통제해야 할까? 연준 지도부는 투표로 선출하지 않는다. 연준 이사진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승인을 거치지만 이런 통제는 있으나 마나 하다. 경력이 화려한 경제학자들이 거창한 논리와 복잡한 재정학으로 정치 행위자들을 포위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기껏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승인하는 것밖에 없지 않겠는가?

정치계급은 머나먼 땅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주인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고용된 지주들이 일을 잘할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고용된 지주, 즉 행정기구는 진정한 권력기구가 돼 정책을 시행할 뿐만 아니라 규칙을 만들어 집행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출현하면서 이 모든 사기극이 드러났다. 모든 사람이 믿었던 관료 기구들은 줄곧 발설하지 않았던 것을 우리에게 선언했다. “당신의 삶은 당신 자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할 일은 우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사회와 정부는 어떤 것인가?’

대법원의 최근 판결은 석탄발전소에 어떤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 측면을 다루고 있지만, 이 판결의 의미는 훨씬 더 크다. EPA는 정책을 결정하고 심지어 정책을 제정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법원이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정부기관의 손을 들어준다고 가정하고, 심지어 법률 조항도 뒤집는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은 “아니다! 그동안 불법으로 운영해온 것은 바로 EPA다”라고 했다.

이 판결은 너무나 놀랍다. 대법원이 정부의 권력 야심에 법적 제약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헌법 제정자들이 의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대법원은 ‘셰브론 존중(Chevron deference, 1984년)’, 공중보건법(1944년), 연방준비법(1913년), 펜들턴법(1883년)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 모든 딥스테이트 기관의 뿌리를 공격할 필요가 있다.

정체불명의 딥스테이트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는 대의 민주주의가 아닐뿐더러 미국 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 판결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그 영향은 놀라울 정도로 깊고 광범위하다. 그것은 단지 EPA와, 기후를 변화시키기 위한 EPA의 정교한 계획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CDC, 심지어 연준을 포함한 다른 모든 기관에도 적용된다.

이들 기관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책임을 다하게 하려면 이들 기관의 대표를 국민의 손으로 선출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우리의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