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로벌 스마트 머니, ‘中 공산당 리스크’ 식별해야

왕허(王赫)
2022년 09월 12일 오후 3:1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이 지난 2일 ‘2022 중국 국제금융 연례포럼’에서 올해 들어 중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해외 투자액을 밝히면서 중국 금융시장의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해외 투자자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1~8월 후강퉁(滬港通)·선강퉁(深港通) 채널을 통해 A주(내국인 전용 주식) 시장에 유입된 외국 자본이 632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의 중국 자본시장 투자가 뚜렷한 근성을 보이는 것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여전히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당국이 중국 자본시장의 실상을 호도하는 발언이다.

해외 자본 유입세 ‘둔화’ 

중국 당국은 2016년 12월 5일 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을 본격 가동했고, 이에 앞서 2014년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정식 개통했다.

2016년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의 개방 수위를 높인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리셀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 등 3대 글로벌 주가지수가 잇따라 A주에 편입되면서 전체적으로 외자가 중국 자산을 지속적으로 증배(회사가 배당을 늘리는 것)하고 있으며, 매년 약 2000~4000억 위안의 외자가 안정적으로 유입됐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통한 외국인의 본토 A주 순매입액이 1507억 달러에 달했다. 2021년 12개월 연속 외국 자본이 홍콩을 통해 순유입됐고 순유입액이 사상 최대치인 약 4322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2022년은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 신뢰도 ‘흔들’

A주는 지난 1~3월 요동쳤고, 3월에 유출된 외국 자본이 400억 위안 이상이다. 4~5월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A주가 큰 충격(5월 13일 상하이종합지수가 바닥을 침)을 받았는데도 외국 자본의 ‘패닉 셀링’ 현상은 보이지 않았고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6월에는 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7월에는 흐름이 역전돼 200억 위안 이상이 빠져나갔고, 8월에는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표 1: 2022년 1~8월 A주에 유입한 외자 데이터

3월에 외국 자본이 유출된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왜 남의 나라 전쟁에 중국 증시가 요동치고 외국 자본이 유출됐을까? 이는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의 정책적 입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주된 우려는 중국 당국이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점, 우크라이나 전쟁을 틈타 대만해협에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다.

반면 3월 말부터 시작된 두 달여 동안의 상하이 봉쇄로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도 외국 자본은 충격을 받지 않았다. 6월에는 오히려 외자가 대거 유입됐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외자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7월에 외자가 또다시 유출됐다. 아파트 구매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층적인 원인은 중국 경제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심각한 회의감 때문일 것이다.

국제 투자은행들이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5.5%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으로는 이 목표치를 이루기 어려운 데다 앞으로 더욱 침체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8월의 외국 자본 유입은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7, 8월 경제 수치가 모두 부진하고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머니’ 수익률 저조

이상의 분석을 통해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가 올해 들어 무너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철수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다. 올해 A주의 흐름을 보면 중국 투자자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의 A주를 매매하는 외국 자본은 대부분 ‘스마트머니(Smart Money·장세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자금)’다. 스마트머니를 굴리는 투자자들은 “남들이 탐욕스럽게 행동할 때 두려워하라. 그리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럽게 행동하라(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격언’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올해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로 유입된 A주 실적을 보면, 보유수익률(보유 기간에 자산이 창출한 수익률)이 상하이선전 300지수(CSI300)를 소폭 웃돌 뿐 과거 ‘스마트머니’의 위세를 보여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 지난해부터 A주 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입지는 좋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2021년 중국에 투자한 10대 해외주식형 펀드 중 9개가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을 본 펀드는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모건스탠리, 슈뢰더 인베스트먼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UBS자산운용, BNP파리바 등 글로벌 자산운용 거물들의 플래그십 펀드다. 이 중 상당수는 20년 이상 투자해온 베테랑들이 쥐고 있는 펀드다.

중국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들에 비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너무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중국 채권 보유 규모, 6개월 연속 감소

중국 중앙국채등기결산(CCDC·차이나본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탁한 위안화 국채 규모가 38개월 연속 증가해 누적 2조3092억 위안으로 1.62배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하이결재소에 위탁한 월별 위안화 채권 규모는 등락이 엇갈렸지만, 누계 1144억 위안으로 51.6%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통(債券通)을 통해 위탁한 위안화 채권 규모는 역내 위안화 채권 규모의 3.02%로, 2018년 11월 말에 비해 1.08%포인트 상승했다.

‘채권통’은 중국 당국이 2017년에 도입한 중국 채권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시장을 통해 중국 위안화 채권을 매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그러나 올해 2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안화 채권 순매도가 4개월 연속 이어졌다. 6월 말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역내 채권 보유 규모가 3조5700억 위안으로 떨어져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8월 15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7월 말 3조5100억 위안으로 줄었다.

중국 매체들은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안화 채권 매수액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 66억 위안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는 소식만 일방적으로 전했을 뿐, 7월에도 외국인의 채권 보유 규모가 여전히 하락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외국인의 채권 보유 규모가 순매수 규모와 채권 환매 규모의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보유액 중 40%가 상환 만기가 1년 미만이다. 따라서 만기 채권이 많은 달은 순매수를 하더라도 보유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중국 증시 리스크 ‘심각’

올해 들어 중국 자본시장의 리스크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스마트머니’는 이를 직시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의 이른바 ‘금융 개방’ 조치와 ‘경제 장기 호황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 증시에는 크게 두 가지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하나는 중국 증시의 제도적 결함이다.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 증시는 정부 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일례로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사교육을 강력히 규제하는 조치를 내놓자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상하이 A주만 이틀간 시가총액 4조 위안 이상 증발했다. 지난 1월 28일까지 A주 3대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8%, 선정성분지수는 17% 가까이, 창업판은 15% 가까이 하락했다.

2021년 중국에 투자한 10대 글로벌 주식형펀드 가운데 9개가 손실을 본 것도 이때문이다. 중국의 증시 규모는 세계 2위다. 2021년 말 90조 위안, 거래일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조 위안 이상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일찍이 기초적인 제도 개혁 문제가 제기돼 중국 당국이 최근 몇 년간 적지않은 조치를 취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적 리스크다.

지난해 에듀테크(교육기술) 업계와 빅테크 기업에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가해지면서 중국 증시가 격랑에 휩싸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포함한 관련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은 더욱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3월 말부터 시작된 두 달여 동안의 상하이 봉쇄 여파로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중국 당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해협에는 전운이 감돌았고 중·미 관계는 더욱 긴장됐다. 그리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의 3연임을 둘러싸고 치열한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사회는 지금 압력이 높아지는 압력솥처럼 폭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스마트머니’가 계속 탐욕에 사로잡혀 ‘마지막 동전’까지 투입해 도박을 한다면 전례 없는 위험에 빠질 것이다. 맹자는 “운명을 아는 자는 위험한 담장 아래에 서지 않는다(知命者 不立乎巖牆之下)”고 했다. 옛 선현의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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