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격동의 2022년, 내년 중국은 대격변의 해

스산(石山)
2022년 12월 19일 오후 10:2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2022년이 저물고 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올해처럼 이렇게 빨리 시간이 지나가고,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많은 의외의 사건이 발생한 적은 없다.

연초부터 중국 베이징에서는 ‘폐쇄 루프’ 방식의 동계올림픽이 열렸고,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둘 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로, 전자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기간에 치러진 올림픽이고, 후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전쟁이다.

곧이어 3월 말부터 중국 상하이가 2개월 이상 봉쇄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이 곳의 GDP는 2분기에 14%나 감소했다.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연설하던 중 피격당해 사망했다.

8월 말에는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을 해체하고 냉전을 종식한 인물이다.

9월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향년 96를 일기로 서거했다. 그녀는 1952년 보위에 올라 70년간 왕위를 지킨, 영국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이다.

아베신조 전 일본 총리,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올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 에포크타임스 합성

참고로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한 황제는 강희제(康熙帝)로 61년간 재위했다.

12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도 마침내 병사했다.

11월 30일, 장쩌민 정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병사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24일 장쩌민이 19차 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Lintao Zhang/Getty Images

미국에서는 8월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자택을 급습해 금고를 열고 서류 수백 상자를 가져갔다. 이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대승하는 ‘레드 웨이브’가 예상됐지만 ‘레드 잔물결’이 나타나는 데 그쳤다. 공화당은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를 탈환했고, 민주당은 상원을 지켰다.

8월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다. 그녀가 미국 의전 서열 3위라는 점에서 미중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특히 그녀가 대만을 방문할 경우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공격하거나 펠로시가 탄 항공기를 격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이 탄 미군 항공기는 타이베이에 무사히 착륙했고, 중국 당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에야 일련의 용두사미식 군사훈련을 했다.

8월 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왼쪽)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연초부터 서서히 봉쇄를 풀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그 결과 감염자 수는 완만하게 감소했지만 대만과 홍콩은 3년 만에 최대 감염자 수를 기록했다.

중국 공산당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경제 대공황을 초래했고, 11월 말에는 마침내 ‘백지운동’이 일어났다. 중국 20여 개 도시와 100여 개 대학에서 봉쇄 해제와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 결과 중국 공산당은 황급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지만, 곧바로 감염자 폭증으로 이어졌다.

천기(天氣)를 보자. 올해 전 세계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고 곳곳에 화재가 발생했다. 가뭄으로 중국 양쯔강 유역 중하류 일부 곡창지대에서는 곡식을 수확하지 못했고 이상 고온 현상과 전기난까지 겹쳤다.

경제를 보면, 올해 세계 경제는 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석유와 곡물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경제 성장은 둔화세를 보인다. 2022년 세계 평균 성장률은 3% 정도로 추정된다. 주요 경제국을 보면 미국 2% 미만, 중국 3% 미만(실제로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다), 유럽 5% 미만이다.

일부 국가들은 경제가 붕괴됐다. 일례로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인 스리랑카는 7월 정부 파산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몇 년간 추진한 초대형 인프라 건설은 거의 중국 정부로부터 돈을 빌려 진행했고, 지금은 경기가 나빠져 빚을 갚지 못해 파산했다.

그렇다고 모든 나라의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인도는 2022년 3분기 경제성장률이 7.5%에 달한 데 이어 연간 성장률이 7%를 넘겨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인도의 총 GDP 예상 규모는 3조5300억 달러로 영국(3조380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몇 년 동안 인도 경제는 고속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27년에 인도는 GDP가 5조 달러를 상회해 현재 3, 4위인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의 경제 성장은 중국의 쇠퇴에 힘입은 바 크다. 미·중 갈등이 심화된 데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재편을 모색하고 있고, 그로 인해 국제 자본이 중국을 이탈해 인도로 유입되고 있다. 2022년 인도의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836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도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성장 요인 중 하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이다. 2022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올라설 것이고 앞으로 100년 동안 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인도의 인구구조가 양호해 고령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정치와 법제도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외부 환경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것들은 경제의 고속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이제 고속 발전단계에 진입했다. 이들 국가의 중산층이 급부상하면서 세계 주요 소비시장의 무게중심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시 중국 대륙을 돌아보자.

쉬저우(徐州) ‘쇠사슬녀(鐵鏈女)’ 사건이 여론 쓰나미를 일으켰지만 중국 당국은 실상을 은폐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지금까지 ‘쇠사슬녀’가 누구인지, 그녀가 낳은 자녀 8명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등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998년 인신매매로 장쑤성 시골 농촌에 끌려와 세 차례 인신매매를 통해 남성에게 팔린 샤오화메이. 애를 여덟 낳고 쇠사슬에 묶여 감금된 채로 학대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 웨이보

여론을 들끓게 한 사건은 또 있다. ‘탕산(唐山) 집단폭행’ 사건이다.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남성 9명이 여성 4명을 집단 폭행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국은 이번에도 온갖 수단을 동원해 사실을 은폐했다. 기자의 취재를 차단하고 정보를 유출한 사람을 체포하기도 했다. 폭행한 자들이 어떤 처벌은 받았는지, 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10월 중국 공산당은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어 시진핑 총서기의 3연임을 확정했다. 또한 시진핑 3기 정치국이나 상무위원은 시진핑 측근 일색으로 채워졌다. 지난 40년간 중국 공산당 스스로 정해 지켜온 규범을 깬 것이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이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갑자기 20차 당대회 회의장에서 강제로 퇴장당했지만 그가 왜 쫓겨났는지, 쫓겨나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회의에 참석한 3000여 명의 당대표가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결국 사나이가 한 명도 없다(竟無一人是男兒)”는 시진핑이 말이 딱 들어맞았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열린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수행원들에게 이끌려 퇴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민간에서는 항의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극심한 공포하에서도 민간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광둥성 선전(深圳)에 ‘시진핑 타도(打到習近平), 개혁개방 수호(捍衛改革開放)’라는 현수막을 든 1인 시위자가 나타났다.

20차 당대회를 앞둔 10월 13일 한 용사가 베이징 하이뎬구 쓰퉁차오(四通橋) 다리 난간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봉쇄 말고 자유를, 영도자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독재자와 나라의 도적 시진핑을 파면하라’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는 또 ‘휴업하고 파업하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10월 13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고가도로 ‘쓰퉁차오’에 시진핑의 각종 정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 트위터 캡처

11월 중에 월드컵 축구 경기가 카타르에서 열렸다.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에서 열린 스포츠 행사를 통해 코로나19의 진실을 보았다.

11월 말에는 신장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소방차가 봉쇄 구조물 때문에 제때 진입하지 못해 주민들을 구조하지 못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에는 다급히 구조 요청을 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이들이 구조를 받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게 된 상황이 담겨 있었다. 당국은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민간에서는 44명이 사망했고 이 중 10명이 어린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분노한 우루무치 민중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전국 20여 개 도시와 100여 개 대학에서도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또한 시위가 시작된 지 이틀 만에 구호가 봉쇄 해제 요구에서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 ‘표현의 자유’, ‘사법 독립’ 등 정치적 요구로 바뀌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민들이 지난 27일 밤 차오양구 량마허 거리에서 공산당의 검열·통제에 항의하는 의미의 ‘백지’(白紙)를 든 채 당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2022년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역경》에 ‘제출호진(帝出乎震)’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이 동방에서 출현한다는 말인데, 임금은 해를 상징하므로 해가 동쪽에서 떠오른다는 뜻이고, 이는 곧 새로운 하루,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동요하고, 불안정하고, 다사다난한 한 시대가 끝나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게 천리(天理)이다. 그래서 2022년과 2023년은 정말 구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분기점이 되는 해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상황이 그렇다.

어떤 사회 제도든 그 운영의 핵심은 ‘신뢰’이다. 민·관이 서로 불신하고 상·하가 서로 시기하고 의심하면 어떤 제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은 이런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코로나가 유행한 지난 3년 동안 중국 공산당은 엄격한 봉쇄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제도적 우월성’으로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거대한 함정을 판 격이다. 궁지에 몰려 ‘제도적 우월성’을 폐기하는 데 대해 중앙선전부도 합리적인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봉쇄의 직접적인 결과는 경제 붕괴다. 간단히 말해서 기업이 도산하고, 비즈니스가 쇠퇴하고, 실업률이 크게 증가했다. 경제는 서민들의 레드라인이다. 서민들은 살기 어려우면 저항할 것이다. 일반 서민뿐만이 아니다. 말단 정부 관리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일련의 잘못된 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고통을 안겼고 모든 사람을 화나게 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