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美 하원 ‘강제장기적출 저지 법안’과 중국 전 위생부 차관

왕요췬(王友群)
2023년 04월 3일 오전 10:55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8

미국 하원이 3월 27일 중국 공산당의 강제장기적출 만행을 저지하기 위한 ‘2023년 강제장기적출 저지법안(Stop Forced Organ Harvesting Act, H.R.1154)’을 413대 2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강제장기적출에 가담한 자에게 최고 징역 20년에 벌금 100만 달러를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해외에서 연루된 이들은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도록 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되면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동향인이자 중국 공산당의 장기이식 부문 총괄인 황제푸(黃潔夫) 전 위생부 부부장(차관)이 이 법의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미국에 입국하면 체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쩡칭훙은 장쩌민(江澤民) 전 공산당 총서기를 필두로 한 파룬궁 박해 범죄집단의 2인자로 중앙판공청 주임, 중앙조직부장,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당교 교장, 정치국 상무위원, 국가부주석 등을 지냈다.

쩡칭훙과 황제푸는 모두 장시(江西)성 지안(吉安) 출신이다. 쩡칭훙은 2001년 중앙조직부장으로 재직할 때 장시 동향인이자 장기이식 전문가인 황제푸를 위생부 부부장으로 발탁·중용했다.

파룬궁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에 따르면, 황제푸는 위생부 부부장을 지낸 12년(2001~13년) 동안 위생부 장기이식 주요 책임자였다. 이 기간은 파룬궁 수련생을 대상으로 한 장기 약탈 만행이 절정을 이룬 시기였고, 이때 황제푸 주도로 중국 병원에 장기이식센터가 대거 설립됐다. 중국 ‘장기구득기관(OPO·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 예치파(葉啟發) 주임에 따르면 절정기에는 전국에 1000여 개의 장기이식병원이 있었다.

중국의 간이식 전문가인 광저우 중산(中山)대학 부속 제1병원의 허샤오순(何曉順) 부원장은 2000년은 부족하던 장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환점이었다며 “2000년 전국의 간이식 건수가 1999년에 비해 10배로, 2005년에는 2000년의 3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999년 7월 20일, 공산당 독재자 장쩌민은 모든 국가 기구를 동원해 파룬궁 박해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0년 중국의 장기이식 건수가 급증했다.

2006년 4월 중국 랴오(遼寧)성 선양(瀋陽)시 간호사 애니(가명)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을 상대로 한 중국 공산당의 강제장기적출 흑막을 처음 폭로했다. 그 후 해외 인권변호사, 전문가, 학자, 강제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다포), ‘중국 장기적출연구센터(The China Organ Harvest Research Center, COHRC),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재단, WOIPFG, 영국 독립민간재판소 등이 잇달아 조사를 벌였다.

2006년 4월 20일 당시 중국 주석 후진타오(胡錦濤)가 백악관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과 회동할 때 파룬궁 수련자들이 백악관 부근 맥퍼슨 광장에서 쑤자툰 수용소의 비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때 애니(왼쪽 두 번째)와 피터(왼쪽 세 번째)가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에포크타임스

문제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상대로 한 대규모 강제장기적출 만행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미 하원이 H.R.1154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WOIPFG의 조사에 따르면 황제푸는 이 강제장기적출 범죄의 주요 혐의자 중 한 명이다.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 시나닷컴(新浪網)에 따르면, 2005년 9월 29일 신장자치구 설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위생부 부부장 황제푸는 신장 의과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연했다.

당시 황제푸는 광저우에 있는 중산의대 제1부속병원과 충칭에 있는 제3군의대 시난(西南)병원에 연락해 예비용 간을 각각 준비하도록 했다. 수술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조치였다.

29일 오전 두 병원에서 보낸 간이 우루무치에 도착했고, 수술은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진행됐다. 수술 후 24시간 관찰한 황제푸는 예비용 간이 필요 없다고 발표했다. 수술을 시작한 지 약 40시간 만이다.

위생부가 2006년 발표한 ‘간이식기술관리규범’에 따르면 간 ‘냉허혈 시간(장기를 적출해 차가운 용액에 넣은 후부터 이 장기를 이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5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충칭과 광저우에서 운송해왔다는 ‘예비용 간’은 적출한 간이 아니라 간을 적출하기 위해 데려온 ‘살아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적출된 지 15시간이 지나지 않은 간을 구할 수도 없고, 설령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수술 개시 후 40시간이 지나야 실패 여부를 알 수 있으니 미리 떼어낸 간은 쓸 수 없기 때문이다. 1차 수술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장기 공급원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대기시킨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누구이며 어디서 데려왔을까?

2013년 3월 황제푸는 광저우일보(廣州日報) 기자에게 2012년 혼자서 500건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달성했고, 그중 11월에 집도한 수술 1건은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기증한 간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또 2013년 5월 외신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2년 동안 사형수 장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황제푸가 2012년 집도한 500여 건의 간이식 수술 중 적어도 499건은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도 사형수의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간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황제푸가 위생부 부부장을 지낸 12년 동안 중국의 장기 이식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보도 중 하나가 2013년 11월 5일, 홍콩 ‘봉황주간(鳳凰週刊)’이 발표한 ‘중국 인체 장기 매매의 흑막’이라는 장문의 기사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으로의 ‘장기이식 여행’이 성행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인 이식수술이 자주 신문에 실렸고, 1년에 246건의 간이식 수술을 완성했다는 의사도 있었고, 48시간 이내에 신장을 두 차례나 교체했다는 환자도 있었다.”

“2005년 상하이 창정(長征)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 이식 181건과 간이식 172건을 완성했다.”

“2005년 3월 17일, 톈진 동방장기이식센터 주임이자 베이징 무장경찰총병원 간이식연구소장인 선중양(沈中陽)이 1600번째 간이식을 완성해 세계 1위에 올랐다.”

“2006년 동방장기이식센터는 간이식 655건을 완성했다.”

“국제 의학 전문가들은 중국 장기 시장의 기현상에 근거해 중국에 반드시 거대한 지하 인체 장기 은행, 심지어 생체 장기 은행이 있다고 본다. 혈액형을 미리 검사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놓은 다음 시장에서 장기 ‘수요’가 생기면 이러한 생체 장기 공급자는 ‘병원(도축장)’으로 보내진다. 이렇게 해야만 장기 시장에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고 초단시간에 공급할 수 있다.”

이러한 천인공노할 장기 공급 시스템은 황제푸가 장기이식 부문 책임자로 있던 기간에 국가 차원에서 구축됐다.

쩡칭훙은 장쩌민이 감행한 파룬궁 박해의 가장 큰 방조자 중 하나다. 쩡칭훙이 발탁해 중용한 황제푸는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고 팔아먹는 국가적 범죄의 실행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2023년 강제장기적출 저지법안’은 민형사상 처벌 조치를 직접 명시한, 구속력이 강한 법안이다. 아직 발효까지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황제푸를 비롯해 강제장기적출에 관여한 공산당 관리들, 의료진에게는 경종이 되고 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