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美 강력범죄 급증이 일으킨 보수의 물결

찰스 립슨
2022년 11월 8일 오후 5:52 업데이트: 2022년 11월 8일 오후 7:52

2022년 중간고사가 코앞에 닥친 지금,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결정적 변수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범죄율 증가 등 민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슈를 꼽고 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시민의 안전과 경제 안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경제·인플레이션·범죄 문제를 더 잘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분명 민주당원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특히 범죄율 증가에 따른 두려움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가 민주당 후보들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이 주장하는 ‘사회적 정의’와 ‘인종 평등’이 치안 유지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법 집행 과정에서 민주당원, 특히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이 더 약한 법 집행, 더 쉬운 보석 조건(강력범죄자 포함), 그리고 더 낮은 경찰 예산 등을 선호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러한 정치적 견해는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과 ‘경찰 이미지 쇄신(reimagine policing)’이라는 구호에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이 두 구호는 2020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후 대표 구호로 굳어졌다.

미 샌프란시스코 도로에 새겨진 ‘경찰예산을 삭감하라(Defund the Police)’는 구호. | 연합뉴스

이런 자멸적인 흐름을 민주당원 모두가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대했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은 한목소리를 냈고, 그들의 정책은 범죄 이슈에 대한 민주당의 당론이 됐다. 이러한 당론은 민주당 내부의 다른 의견을 억압하고 논쟁을 허용하지 않았다.

좌파 정치인들은 각 선거에서 ‘경찰 예산 삭감’ 공약을 내세워 여러 도시에서 승리한 뒤 이 재앙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그들은 주와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당내 반발은 작았다. 백인 진보주의자들과 흑인 운동가들로부터 소외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당은 이러한 정책의 결과를 거리에서, 그리고 곧 있을 중간선거에서 보게 될 것이다. 민주당의 ‘범죄 방임’ 이미지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정치적 부담이 됐다. 특히 후보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두 가지 이유로 압박을 받고 있다.

첫째, 그들이 지금의 난맥상에 대해 책임을 질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전국적으로, 대다수 대도시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중 한 가지가 불법 이민자들로 인한 사회문제다. 민주당은 국민 보호를 위한 기본법 시행을 꺼린다. 이는 구멍이 뚫린 남부 국경에서 잘 드러났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적인 정책적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결과로 불법이민자들이 전례 없이 유입됐다. 지난 회계연도에만 약 240만 명의 불법이민자들이 유입됐고, 치명적인 마약 유입도 더불어 급증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벌어들인 수익은 바이든이 국경을 개방하기 이전의 5~6배인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이주자들. | 연합뉴스

둘째, 그들이 ‘경찰 예산 삭감’ 정책을 방임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 예산 삭감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민주당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1992년 대선에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소울자 수녀(Sister Souljah)의 공공연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난했을 때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에 호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2020년 여름에 광범위한 폭동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포함해 민주당 내에서는 아무도 이 폭동을 규탄하거나 방화범·약탈자·강도·차량절도범·살인범을 단속하라고 촉구하지 않았다.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 폭동이 일어난 가운데 한 폭도가 구호를 위치고 있다. 2020년 8월 24일 | Brandon Bell/Getty Images

2020년 여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열렸을 때, 민주당원들은 하나같이 이 폭력 사태에 대해 침묵했다. 오히려 바이든이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카말라 해리스 의원(당시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기소된 폭력 시위자들이 풀려나도록 보석금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유권자들은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들은 범죄율 증가와 민주당 정책을 연결시키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경찰의 엉터리 치안 유지나 ‘체계적인 인종 차별’ 탓으로 돌리는 후보를 신뢰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빈곤한 소수인종 공동체를 괴롭히는 심각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약 60년 동안 지원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범죄, 특히 강력범죄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은 더 나은 치안을 원한다. 이는 더 많은 경찰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들은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등을 공정하고 편견 없이 대우할 것을 원한다. 그들은 지속되는 도시의 가난과 범죄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더욱 효과적인 방안을 원한다. 그들은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러한 문제들이 ‘백인 우월주의’에 기인한다고 믿지 않는다. 백인 우월주의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사법 문제에 있어서 미국인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공화당이 오랫동안 법 집행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더 효과적인 정책을 채택해왔음을 알고 있다. 일례로 공화당은 경미한 범죄를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미연에 범죄를 예방하는 ‘깨진 유리창’ 정책을 선호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한다는 범죄학 이론이다. 즉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일관되게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고 그들이 통치하는 도시에서 이러한 정책들을 폐지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은 스스로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범죄 퇴치 정책이 실패한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민주당은 사회 복지 사업을 늘리고 총기를 규제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은 그들이 통치하는 도시들에서 범죄가 만연한다는 사실을, 즉 민주당 정책과 범죄율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유권자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들은 매일 지역 뉴스에서 범죄 사건을 접하고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을 목도한다. 그들은 조폭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영상은 자주 보지만 약탈자들이 체포되는 모습은 보지 못한다. 그들은 월그린스(Walgreens) 매장에서 치약을 하나 사려 해도 점원에게 특수 아크릴 케이스를 열어달라고 해야 한다. 그들은 노숙자 캠프, 야외 마약 시장, 버려진 마약 주사기 등을 피해 다녀야 한다.

월그린스(Walgreens)는 2021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전역에 만연한 조직적인 절도행위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매장 5곳을 추가로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월그린스 샌프란시스코 매장. | Jason Blair/The Epoch Times

전국적인 데이터도 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특히 강력범죄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문제는 시카고와 필라델피아 같은 대도시나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같은 진보주의자들이 장악한 도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소 도시들도 같은 문제에 직면했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연방수사국(FBI)은 2022년 통합범죄보고서(UCR)에서 리틀록, 멤피스, 타코마, 디트로이트, 푸에블로, 클리블랜드, 스프링필드, 랜싱, 캔자스시티, 채터누가 등을 ‘가장 위험한 10개 도시’로 꼽았다. 이 중 채터누가(시장의 정당 소속이 명시되지 않음)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유권자들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이런 사실은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이 진보적인 지방검사장 체사 부딘(Chesa Boudin)을 주민소환 투표를 통해 쫓아낸 것에서도 확인될 수 있다.

영리한 민주당원들은 이를 일종의 경고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이미 너무 늦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은 범죄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피력할 수 없게 됐고, 이 이슈를 회피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 이슈를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책을 바꾸기를 원한다. 그들은 더 나은 치안, 더 공정한 행정 관리를 원한다. 그들은 정치인들이 ‘사회적 정의’와 ‘인종 평등’을 도덕성으로 포장해 과시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희망사항’을 늘어놓고, 그들이 풀어준 범죄자들이 범죄를 반복하는 것을 보는 데 신물이 난 상태다.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민의는 곧 투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