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 ‘천인계획’은 기술, 지식재산 절도 계획

‘천인계획(千人計劃)’은 2008년 12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이 발표한 국가 주도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계획’이다. 이 계획은 중국공산당의 발전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에서 고급 인재를 끌어들이는 프로젝트다.

2018년 9월 29일, 천인계획이 여러 국가에서 자주 문제를 일으키자 중국공산당은 중국 내에서도 ‘천인계획’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말 것을 관련 부서에 요구했다.

2020년 4월 18일, 중국공산당은 바이두(百度), 소우거우(搜狗) 등의 검색 엔진과 웨이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의 소셜 네트워크에서 ‘천인계획’ 검색 결과를 전면 차단했다. 그러나 천인계획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비공개로 전환했을 뿐이다. 중국공산당의 천인계획은 사실 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절취하는 계획으로, 이 같은 범죄 계획이 빛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위안차오가 설계한 ‘천인계획’

천인계획은 리위안차오(李源潮)가 추진하고 시행한 프로그램이다. 당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조직부 부장이었던 리위안차오는 국가의 중장기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해외 고급 인재 영입을 위한 천인계획 추진을 담당했다.

이 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5~10년 내에 국가중점혁신사업, 중점 학과와 중점 실험실, 중앙기업과 국유상업금융기관 및 첨단과학기술 산업개발구 위주의 여러 과학기술단지 등에 필요한 2000명가량의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목적은 핵심기술 장벽을 돌파하고 첨단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신흥 과학 분야를 선도할 전략적 과학자와 리더급 인재가 중국에서 기술 혁신과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천인계획’의 인재 선발 기준

중국공산당의 천인계획 선발 기준(제2조)에 따르면,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고, 55세를 넘지 않아야 하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중국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 해외 인재는 아래 조건 중 하나 이상 부합하면 선발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 유명 대학 및 과학연구 기관의 교수급 전문 학자나 국제 유명 기업 및 금융기관의 고위 전문기술 인재와 경영관리 인재.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이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해외에서 창업한 경험이 있는 인재. △국가가 급히 필요로 하는 혁신창업 인재.

‘천인계획’ 선발자에게 부여하는 다양한 혜택

‘쓰촨(四川)성 국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한 천인계획 시행조치’에 따르면 천인계획에 선발된 자는 다음과 같은 혜택을 누린다.

첫째, 성(省) 천인계획에 선발된 개인에게는 50만 위안(약 8850만원)에서 200만 위안(약 3억 5300만원)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고급 인재에게는 200만 위안, 창업 선도 인재에게는 100만 위안(약 1억 7700만원), 단기 프로그램 혁신 선도 인재에게는 20만 위안(약 3550만원), 기타 프로그램 인재에게는 50만 위안을 지원한다.

둘째, 성(省) 천인계획에 선발된 혁신팀에는 200만 위안, 창업팀에는 300만 위안(약 5억 2900만원)을 지원한다. 그중 높은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발전 전망이 밝은 창업팀에는 500만 위안(약 8억 8200만원)을 지원할 수 있다.

셋째, 혁신창업팀 중에서 산업화 전망이 좋은 전략발전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팀에는 최고 5000만 위안(약 88억 1300만원)까지 지원한다.

넷째, 선발된 인재는 대학교, 과학연구기관, 의료보건기구, 국유기업, 국유상업금융기관에서 중급 이상의 리더직 및 당정기관의 전문직이나 보조직(안전, 보안, 외교 관련직 제외) 또는 고급 전문기술직을 맡을 수 있다. 또한 국가 및 성급 중대 과학기술 프로젝트와 중대 사업 및 건설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선발된 인재는 지분 참여 등의 방식으로 과학 기술의 성과를 이전 및 전환할 수 있다.

여섯째, 성 천인계획에 선발된 자가 받는 지원금이 세법 규정에 부합할 경우 개인 소득세를 면제받는다.

일곱째, 선발된 인재의 국내 급여 수입 중 주택보조금, 식비보조금, 이사 비용, 귀성 휴가비, 자녀 교육비 등은 5년간 세금이 공제된다.

여덟째, 천인계획에 선발된 자는 톈푸우의상(天府友誼獎), 쓰촨성 우수 인재상 및 과학기술상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각종 학술조직 및 정부 정책 결정 자문기관에도 영입될 수 있다.

아홉째, 선발된 인재는 기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무 격려금을 받을 수 있다. △각종 과학기술자금 및 산업발전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비자 발급, 거주 허가, 배우자와 18세 미만 자녀의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주택 임대료 및 주택 구입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의료 혜택을 받고 상업보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귀국할 경우 배우자도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자녀도 공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천인계획’은 사실상 기술 및 지식재산 절도계획

천인계획 선발 기준(제2조)에 나와 있듯이, 해외 인재가 천인계획에 선발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이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해외에서 창업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들이 습득한 기술과 지식재산의 소유권은 관련 과학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한 외국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있지 이들 개인에게 있는 게 아니다. 특히 국가의 핵심기술과 관련된 경우는 더더욱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

그러나 천인계획 혜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학자들은 종종 지식재산권이나 핵심 기술을 훔쳐 자신의 부귀영화와 바꾸려 한다. 더군다나 중국공산당은 그들의 이런 행위에 ‘애국자’라는 배지를 달아줘 절도 행위에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2020년 11월 초,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연례 과학기술 인재 유치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는 수십 명만 참석한 소규모 회의였지만, 발표된 데이터는 어마어마했다. 허베이성 관리는 2013년부터 이 성에서 4만 9000여 명의 전문가를 해외에서 영입했으며, 2020년에만 미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19개 국가와 지역에 헤드헌터(인재 유치) 회사 58개를 세웠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은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지식재산권을 훔쳤을까?

허베이성 같은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고 전방위적인 해외 인재 유치 계획이 결코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 미국 조지타운대(Georgetown University) 보안 및 신기술센터(CSET)의 ‘중국 인재 프로그램 추적’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 차원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은 약 40개이며, 지방 차원의 프로그램을 합치면 300개에 육박한다. 또한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2020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국가 차원의 해외 인재 영입 기구를 600개 이상 설치했다. 천인계획은 그중 일부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경제가 뒤처진 지역인 허베이성이 몇 년 사이에 해외 인재를 약 5만 명 영입했다면, 중국 전역에서 영입한 인재는 몇 명이나 될까? 중국에는 33개 성(자치구, 직할시, 특별행정구 포함)이 있는데, 여기서 홍콩과 마카오를 빼면 31개 성이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소 150만 명을 영입했고, 이는 150만 건 이상의 해외 지식재산권이나 핵심기술을 절취했음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죄인으로 전락하는 ‘천인계획’ 인재들

미국의소리(VOA)의 지난해 12월 5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중국의 인재계획과 관련된 미국 사법 사건의 대부분은 천인계획과 연관돼 있다. 그러나 천인계획은 지식재산권 절도와 관련된 유일한 인재계획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과학원의 ‘백인계획(百人計劃)’, 중국교육부의 ‘장강학자(長江學者)’ 프로그램, 일부 지방정부의 채용 프로그램 등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훔친 것으로 보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2020년 9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전(前) 직원 투랍 루크맨(Turab Lookman)에 유죄 판결.

2020년 5월 리샤오장(李曉江) 전(前) 에모리대(Emory University) 교수 유죄 인정.

2020년 3월 제임스 패트릭 루이스(Dr. James Patrick Lewis) 전(前) 웨스트 버지니아대(West Virginia University) 교수 유죄 인정.

2019년 코카콜라(Coca-Cola)사 엔지니어 유샤오롱(遊曉蓉, Shannon You) 기소.

2019년 장이헝(張以恆) 전(前) 버지니아공대 교수 유죄 판결.

2019년 정샤오칭(鄭小淸) 전(前) 제너럴 일렉트릭(GE) 엔지니어 기소.

2018년 셰커핑(謝克平) 전(前) 휴스턴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 기소.

2020년 8월 청정둥(成正東) 텍사스 A&M대(Texas A&M University) 교수 체포.

2020년 2월 테네시대학(The University of Tennessee) 과학자 후안밍(胡安明) 체포.

2019년 11월 몬산토(Monsanto)의 농업 과학자 샹하이타오(向海濤), 경제 스파이 및 비즈니스 기밀 절도 혐의로 기소.

2019년 8월, 중국에 ‘장강학자’로 초빙된 바 있는 타오펑(陶豐) 캔자스대학(University of Kansas) 부교수, 사기 혐의로 체포.

2015년 3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양춘라이(楊春來) 전직 컴퓨터 프로그래머 유죄 판결.

미국 정부 및 세계 각국의 압박에 직면해 천인계획이라는 용어는 중국 인터넷상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사실 낡은 병에 새 술을 담는 것처럼 중국공산당의 인재 모집은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계속 존재하고 있다. 2019년, 중국공산당은 천인계획 산하의 혁신 인재 장기 프로젝트, 혁신 인재 단기 프로젝트, 창업 인재 프로젝트, 청년 인재 프로젝트, 해외 고급 인재 프로젝트 등을 중국 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급 외국 전문가 유치 프로젝트에 통합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도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20년도 국가 외국 전문가 프로그램 신고 지침’은 지금도 이 웹사이트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국가가 인재를 구하는 것은 미덕이지만, 인재를 유치한다는 명분하에 외국의 기술을 도둑질을 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다. 중국공산당은 천인계획을 통해 외국의 지식재산권이나 핵심기술을 획득했지만, 국가의 신용을 잃고 이미지가 실추됐다.

국가신용도와 이미지도 실추는 외교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나라는 지식재산권이나 핵심기술이 아무리 많아도 강대국이 될 수 없으며, 신용을 잃은 정권은 오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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