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어머니와 대화하다가 숨 못 쉴 정도로 엉엉 울었습니다”

김연진
2020년 09월 3일 오전 10: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9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다. 점점 기억을 잃고 계셨다.

그런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A씨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됐다.

“엄마가 시계 말고 레고 사줄게”

‘갑자기 웬 레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잠시 후,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이 하나 있었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A씨가 어릴 때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레고 장난감이 갖고 싶었던 A씨는 어머니 앞에서 떼를 썼다. “나도 레고 사줘.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단 말이야. 레고 사줘!”

하지만 어머니는 A씨에게 시계를 선물해줬고, A씨는 크게 실망했다. 엉엉 울었다. “시계 싫어!!!”

어머니는 그 기억을 평생 가슴속에 지니고 계셨다. 치매로 기억을 점차 잃는 와중에도 그 기억만큼은 남아 있었다.

자식에게 다 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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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머니와 대화하다가 ‘크리스마스 때 뭐 사줄 거야?’라고 물었는데, 어머니가 ‘시계 말고 레고 사줄게’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밖에 나와서 10분간 엉엉 울었다”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A씨의 사연은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후 A씨와 어머니의 근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