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축구장 170배 크기 ‘차이나타운’ 세우는 강원도

남창희
2020년 03월 14일 오후 3:49 업데이트: 2022년 06월 2일 오후 3:47

최문순 강원도지사 “외국인 관광, 회복에 3개월”
강원도, 중국자본으로 대규모 차이나타운 추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기획·콘텐츠·中투자
작년말 런칭식 ‘한국의 유일한 일대일로 사업’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강원도가 우한 폐렴 여파로 회복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보고가 나왔다.

12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춘천에서 열린 ‘강원관광 활력 대책 간담회’에서 전염병 확산과 관련 “해외 관광시장 재개에 최소 3개월 회복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순 지사가 이끄는 강원도는 중국과 손잡고 강원지역 관광활성화를 시도해왔다.

작년 12월 6일에는 중국 베이징의 인민망 본사에서 개최된 ‘중국복합문화타운(일명 강원도 차이나타운) 조성사업’ 착수 기념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문순 지사는 ‘한국의 유일한 일대일로 사업인 ‘중국복합문화타운’ 조성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한 것으로 강원도가 배포한 보도자료(외부링크)를 통해 알려졌다.

강원도 차이나타운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포털 사이트인 인민망이 사업기획과 중국문화 콘텐츠 개발, 중국 투자자 발굴, 사업관련 홍보와 광고를 맡기로 했다.

강원도는 사업관련 인허가와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 등 행정지원을 맡는다. 그외 코오롱글로벌에서 건설공사, 내외주건에서 투자유치, 한국우슈협회에서 무술콘텐츠 등을 담당한다.

춘천시와 홍천군의 120만㎡ 규모 부지에 들어서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총 사업비 6천억은 중국자본과 민간투자로 조달한다.

강원도청 2019년 12월 9일 보도자료(일부)

강원도 차이나타운에 유치될 국내 민간투자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건설을 맡은 코오롱글로벌이 매출 3조2500억원의 국내 건설업계 7위(2018년 기준)인데 반해, 국내 투자유치를 맡은 내외주건의 규모(2018년 기준 매출 244억, 동종업계 25위)를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자본으로 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링크: 나이스기업정보).

중국정부에서 운영하는 일대일로 공식사이트에 소개된 ‘강원도 중국복합문화타운’ 추진 기사. 문화는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분야라는 표현도 담겨 있다. | 일대일로망 화면캡처

즉, 강원도는 인허가 정도만 진행하고, 건설공사와 일부 콘텐츠 기획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민일보가 대부분 진행하는 사업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강하게 견제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작년 3월 이낙연-리커창 총리의 중국 하이난(海南) 회담 후, 중국 외교부는 “(이 총리가) 한국은 일대일로 공동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 중국과 각종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자, 한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작년 5월에는 중국 관영 CCTV가 저녁 7시 메인뉴스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자”고 했고,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 등 외국대사 7인이 “적극 참여를 원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대일로 건설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한편, 일대일로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뿐만 아니라, 우한 바이러스 급속 확산에도 통로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주요7개국(G7)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한 이탈리아는 우한 바이러스 확산으로 결국 국가 봉쇄 조치까지 내리기에 이르렀다. 일대일로 등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적·인적 교류가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부터 중동의 일대일로 핵심 국가가 된 이란은 고위층이 줄줄이 우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탈출로 자체가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