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차관 “北 영변 핵시설 재가동, 남북 선언 위배 아냐”

2021년 09월 7일 오후 7:21 업데이트: 2021년 09월 7일 오후 7:21

“파이브 아이즈 가입, 공식 검토한 적 없다”
“북한 핵시설, 한·미 자산 통해 면밀히 보고 있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북한의 영변 핵 시설 가동이 사실이라고 해도 남북 간 합의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북한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사실이라면 4·27 판문점 선언이나 9·19 평양공동선언 취지에 위배된다고 보나”라고 질의하자 “아니라고 본다”라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가 가동된 징후가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와 관련해 “현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중대한 위기“라고 진단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최 차관은 “4·27 선언이나 9·19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장·미사일 실험장 폐기 등 가시적으로 취한 조치들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고서 내용이 옳다, 그르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추정, 징후라는 표현을 썼다”라고 했다.

이어 “재가동 문제는 북한 나름의 여러 시그널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주요 핵시설은 한·미 정보 자산을 통해 면밀히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변 핵시설 가동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가 됐는가”라는 질문에는 “여러 차원에서 NSC 회의가 열리고 있다“며 ”북한의 상황은 안보 점검 차원에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최 차관은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참여를 검토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까지 공식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영국∙호주∙ 캐나다∙뉴질랜드 등 총 5개국으로 구성된 정보동맹이다.

앞서 미국 하원 군사위는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한국, 일본 등을 파이브 아이즈에 포함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이 “미국이 한국 정부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가결한 것은 외교적 문제”라고 지적하자 최 차관은 “미국 행정부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일종의 지침성 법안”이라며 “미 의회가 행정부에 가능한지 아닌지를 검토해서 의회에 보고하라는 것이지 한국을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파이브 아이즈는 러시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한국 외교부도 국익을 위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차관은 “물밑으로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도 저희는 파이브 아이즈 가입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