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사연’ 받은 라디오PD는 곧바로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김연진
2021년 01월 17일 오후 9: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1

라디오 스튜디오에 청취자의 사연이 도착했다.

“삶이 너무 힘드네요. 생을 마감하면서 듣고 싶습니다”. 청취자는 사연과 함께 신청곡도 적었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으나, 이상한 낌새를 느낀 라디오PD는 청취자와 직접 연락을 시도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는 사이 경찰서에 신고해 위태로운 생명을 구해냈다.

YouTube ‘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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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KBS뉴스는 대전의 한 심야 라디오 음악 방송 중 벌어진 놀라운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8일 밤. 한 40대 남성이 라디오 방송 측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사연을 보냈다.

라디오PD는 곧장 그와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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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라디오PD는 “30분 뒤에 신청곡을 틀어주겠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시간을 벌었다.

라디오PD는 “음악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겠다는 우려감이 들어서, 노래를 틀지 않고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청취자는 “노래를 듣고 가겠다”며 라디오PD에게 답장을 보냈고, 그러는 사이 경찰이 위치추적을 통해 40대 남성이 있는 곳으로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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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은 이미 승합차 안에서 자해, 음독 상태로 발견됐다. 곧장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측에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목숨을 건진 40대 남성은 다시 라디오PD에게 연락해 “치료를 잘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고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