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학생들 가르치는 선생님을 위한 ‘입이 보이는’ 마스크

이서현
2020년 05월 21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9

지난 20일 등교 수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에서 생활하는 교사와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많은 학생이 덥고 답답하다는 어려움을 호소할 때,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의 예비 사회적기업 ‘청각장애인 생애지원센터'(이하 청각장애인센터)가 입 모양이 보이는 마스크를 제작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전국의 청각장애 학생 6천200여명 중 상당수는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다.

교사가 마스크를 쓴 채 말하면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거나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봐야만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청각장애 전문재활센터(하늘샘치료교육센터)는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위해 입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개발했다.

지난 15일부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대량 생산에 나섰고, 전국 교사들에게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

고3 등교에 맞춰 이미 1800개를 전국 학교에 전달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투명 마스크는 KF94 마스크의 가운데를 오려낸 후 안쪽에 벨크로(일명 찍찍이)를 붙이고 다시 투명 코팅지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투명 코팅지는 떼어 내 소독한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이다 보니 자원봉사자들이 종일 만들어도 생산량은 하루 700여 개에 불과하다.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조성연 청각장애인센터 대표는 “위텍코퍼레이션에서 KF94 마스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각종 기업과 자원봉사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저희 힘만으로 이 일을 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다”라며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 몰랐다. 각종 기업의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