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작전 같은 자가격리로 ‘접촉자 0명’ 만든 발레학원 선생님과 제자들

이서현
2020년 03월 30일 오후 2: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4:54

최근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위반 사례가 늘자 정부가 초강수를 꺼냈다.

4월부터는 모든 출발지와 국적을 따지지 않고 모든 입국자가 2주간 격리가 의무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에서 입국한 김포확진자 일행이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 격리대책으로 접촉자 0명을 기록해 화제다.

경인일보와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김포에서 발레학원 강사 A씨가 중공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방배동 학원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 4일 예술학교 입시가 예정된 수강생 B(고1)양과 C(고2)양, D(고3)양을 데리고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현지인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며 독일 드레스덴, 영국 런던 등지로 시험을 치르러 다녔다.

하지만, 중공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시험이 줄줄이 취소됐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일행은 일정을 수정하고 호텔 객실에만 머물며 귀국행 항공권을 알아봤다.

어렵게 항공권을 구한 일행이 귀국길에 오르자,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발 빠르게 자가격리 대책을 논의했다.

먼저 A씨의 아버지는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자가용을 갖다 놨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A씨가 직접 운전해서 제자들을 태우고 오도록 한 것.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B양 가족은 검사할 때까지 공동격리를 제안했다.

경남 김해와 서울 목동, 인천 부평구 등 일행이 거주지로 흩어질 경우 접촉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소는 B양이 거주하는 김포시 소재 전원주택단지로 정했다.

마침 인근에 B양 친척이 소유한 주택 한 채가 비어 있었고, 방 4개와 화장실 3개로 조건도 완벽했다.

B양 가족들은 집안을 소독하는가 하면 생필품과 이불 등을 준비해 일행을 기다렸다.

일행은 지난 26일 귀국해 격리장소에 도착했다.

이후, 가족들은 식사와 간식을 문 앞에 배달하며 한 번도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

격리장소 근처에 사는 B양 가족도 B양의 얼굴을 보지 못했을 정도라고.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귀국 이틀 뒤인 지난 28일, 일행은 김포 관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A씨는 확진, 제자들은 모두 음성이었다.

감염자인 A씨와 밀접접촉 했던 3명이 음성 판정을 받은 데는 철저하게 위생수칙을 지킨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고, 손씻기와 기침예절 등도 잘 지켰다.

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애쓴 덕분에 귀국 직후부터 진료소 이동까지 접촉자는 0명으로 파악됐다.

A씨 일행의 모범 사례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렇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감사할 정도네요” “부모님들이 훌륭하셔서 자식들도 잘 자란 듯” “선생님과 제자들, 그리고 가족들 모두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