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징 다큐로 본 사회적 합의의 파괴

허칭롄(何淸漣)
2015년 03월 18일 오후 9:4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7

스모그 문제를 다룬 CCTV 전 여성 앵커 차이징(柴靜)의 ‘돔 지붕 아래서(穹頂之下, 충딩즈샤)’는 매우 잘 만든 과학 다큐멘터리다. 숫자로는 관중들에게 직관적인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차이징은 베이징대 실험실에 가서 직접 실험할 인원을 찾았다. 하지만 연구원은 실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험을 하려면 윤리 안전치를 설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험실의 공기가 외부보다 더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인의 생존 환경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공기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안다. 사회적 합의가 심각하게 파괴된 오늘날 중국에서 이 문제는 매우 쉽게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차이징 다큐에 대한 논의를 보면, 중국 사회는 이미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쏟아지는 음모론

각종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림 형식으로 널리 퍼진 짧은 문장은 음모론의 대표격이 되었다. “차이징의 다큐멘터리는 정부가 인터넷 여론을 이용해 민관 소통을 잘한다고 하는데 이는 좋은 일이다. 영상이 전하는 가치관도 매우 좋다. 다큐멘터리도 잘 만들었다. 일부 사람들은 차이징이 미래를 걱정한다는데 이는 전체 줄거리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1. 신임 환경보호부장이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2.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3. 많은 현직 관료들이 인터뷰에 응했다. 4. 반부패 칼날이 중석화, 중석유를 향하고 있다. 5. 인터넷에 두 기업이 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 곧바로 양회가 개최된다.”

음모론이 성행할 때 가장 강렬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차이징의 배후에는 지지 세력이 있으며, 그녀는 당국이 저우융캉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체스 말이다. 중석유, 중석화 제품이 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이다.

오랫동안 현지 민중이 반대했던 PX 프로젝트도 사실 중석화, 중석유가 건설에 참여했었다. 당시 판웨는 대형 국유기업의 석유화학 건설 프로젝트는 적지 않은 오염을 일으키며, 강 근처에 건설할 경우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원흉이 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스모그는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의 오염 배출, 겨울철 석탄 사용, 농촌의 연료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돔 지붕 아래>가 중석화, 중석유를 겨냥한 것은 사실상 막강한 힘이 발휘된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오염 사건을 보도하지 않던 관영 언론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음모라는 것을 증명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명백한 오해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 관영 언론과 각종 민간 언론은 신분상의 제약이나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선호도 차이는 있었지만, 환경보호 문제에 관해서는 일정 수준의 보도 공간을 확보하고 열심히 소식을 전했다. 중앙급 언론은 지방 정부의 관할을 받지 않는 이점을 이용해, 지방의 환경보호 문제를 여러 차례 폭로했다.

당시 ‘타이후 수호자’ 우리훙이 일정 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전국의 수많은 언론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차이징이 토지 오염과 수질 오염은 놔두고 공기 오염만 다룬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토지 및 수질 오염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예를 들어, 2006년 중국 정부는 10억 위안을 들여 토지 조사를 실시했지만,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줄곧 공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의 압박에 밀려 2014년 4월 데이터를 공개했는데, 토지 중 5분의 1이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신망은 <대국의 오염된 토지> 제목하에 <상편: 늦어진 보고>, <하편: 심각한 카드뮴 오염>을 보도했다.

차이징 다큐로 본 사회적 합의의 부재

알 권리는 사실 민중의 기본권 중 하나이다. 몇 년 전, 판스이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의 공기 데이터를 웨이보에 공개하자, 분개한 사람들은 환경보호국에 공기 데이터의 진실을 공개하라고 잇달아 요구했다. 그 결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며, 공기 데이터를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당시 사람들은 토지 오염과 수질 오염은 지역적이어서 사람들의 관심이 같지 않은 반면, 공기는 모든 사람이 호흡하는 것이어서 집단행동에 나서기 매우 용이하다고 생각했다.

스모그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차이징은 지난 몇 년간 ‘정부에 협조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사회적 관점으로 보면, 이는 중국의 사회적 이익이 극단적으로 나뉘어, 이미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이를 수 없음을 뜻한다.

특히 심각하게 주변화된 사회 집단은 ‘나와 상관없는 국가는 일찍 썩을수록 좋다’는 강렬한 ‘반발 의식’을 가지고 있다. 통치 계층과 이 집단 사이에는 ‘네 기회는 내 불행이고, 네 재난은 내 기쁨’이라는 극단적인 대립 국면이 형성돼 있다. 그 결과 차이징이 다룬 스모그 문제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났다. 오염 관리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거대 공정이지만, 중국의 현대화 열차에서 떨어진 집단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다시 기다려 줄 인내심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라 말기, 군주 하걸은 폭정을 일삼으며 자신을 태양에 비견했다. 그러자 살기 고달팠던 백성들은 태양을 가리키며 “태양은 언제 질 것이냐. 나는 너와 함께 망하리라”라며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는 분노를 토한 것일 뿐, 사실 왕조가 망해도 백성들은 계속 살아가야 했다.
현 정권이 가진 특수한 문제는 신구가 교체된 후 중국은 이미 사회를 재건할 자본을 잃었으며, 생존 환경이 대규모로 파괴됐다는 것이다.
중국 오염의 정치적 책임에 관해서는 중국 생태계를 다룬 문장에서 모두 언급했다. 최근 발표한 문장은 <중국 오염의 공범 결탁-중국 2013 ‘경제개혁’의 초점(2)>이다.

환경 문제는 민주화로 자동 해결되지 않는다

차이징의 다큐멘터리가 야기한 안정유지론은 다음 문제와 연관된다. “현재 중국 정부가 환경을 정비하도록 하면, 중공의 통치 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환경이 파괴될수록 중공의 멸망을 가속할 것이며, 자유화된 후에 다시 정비하면 된다.” 의심할 여지없이, 중공은 언젠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날이 10년, 20년 혹은 몇 년 후가 될지 모른다.) 진정한 문제는 중공 이후의 정부(민주 정부라고 가정)가 중공이 남긴 거대한 유산을 어떻게 맞설까 하는 것이다. 권력에는 이에 대응하는 책임이 따른다.

이 유산에는 토지를 다스리는 권력 외에 육해공에서 입체적으로 오염된 생태계 시스템과 오염이 야기한 인체 건강 문제(매일 8,550명이 암 질환 및 오염으로 야기된 질병에 걸린다.), 방대한 수량의 실업 문제 등이 포함된다. 이 문제는 민주화로 자동 해결되지 않으며, 민주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신념과 직접 연관된다.

중국의 오염에는 제도적 요인이 있는데, 이는 <공공재의 비극(1) 중국인의 식수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에서 언급한 바 있다. 수많은 사람이 자산이나 자원을 공유하며, 누구나 이를 사용할 수 있지만 타인의 사용을 막을 권한이 없을 경우, 자원은 과도한 사용으로 점차 고갈하게 된다. 과도하게 벌목된 숲이나 과도하게 포획한 어족 자원, 심각하게 오염된 하천과 공기가 모두 ‘공공재의 비극’의 전형적인 예이다.
여기서 ‘비극’이라고 말한 이유는 당사자들은 자원을 남용하면 고갈된다는 것을 알지만,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없으니 이 기회에 한몫 잡자는 심리를 보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이 민주화(토지 사유화 포함)됐다고 가정해도, 오염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우선 오염 증가량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사회 자치, 대중 참여, 법치, 자유 언론 및 정부 감독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다음은 오염 보유량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인구 규모, 정치 안정, 경제의 정상적 발전과 마찬가지로 1백 년에 이르는 장기 투자가 필요한 과정이다. 현재 중국 상황으로 볼 때, 가장 처리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공기이다. APEC과 올림픽 당시 나타난 푸른 하늘은 중국인의 생산방식과 생활방식을 통제하기만 하면(예, 공장 생산 정지, 자동차 출입 제한 등) 공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게 말하면 향후 중국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중국이 대규모 경기침체를 겪어 중국인의 생산모델과 생활방식을 강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 오염과 수질 오염은 처리하기 쉽지 않다. 양자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수원이 지하수이거나 빗물을 통해 물속으로 들어간 지면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질을 정비하려면 토지부터 관리해야 한다. 예전에 일본이 이 방면의 투자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소개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미국의 경험을 쓰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경우, 30~50년 동안 화학 요법과 자연정화를 거쳐 토지를 정화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많은 토지를 그렇게 오랫동안 방치할 수 없으며, 그만큼 투자할 자금 여력도 없다. 이 때문에 일본의 토양 교환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오염된 토지 수량이 일본의 몇 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토지 정화: 중국이 일본의 경험을 배우기 힘든 이유>에서 언급한 바 있다.

민주제도는 민중의 선거권과 인권을 보장해 주지만, 중국의 생태 환경에서는 인권 중 하나인 환경권을 실현할 수 없다. ‘공공재의 비극’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재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모두 환경오염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차이점은 책임의 범위와 크기가 다를 뿐이다. 이제 류예진의 <물은 우리들의 죄를 알고 있다>의 문장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몇 년 전 왕딩딩이 쓴 <물은 당신의 죄를 알고 있다>은 차이징의 관찰과 매우 비슷하다. 난 차이징이 다음 다큐멘터리로 <물은 당신의 죄를 알고 있다>를 찍었으면 좋겠다. 모든 제도는 왜곡됐고, 모든 가치관은 오도됐다. 결국 우리는 매일 숨 쉬는 공기, 매일 마시는 물, 우리가 밟는 진흙, 매일 필요한 음식물을 통해 집단의 죄를 측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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