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반대로 접었던 ‘성악가의 꿈’ 향해 다시 걷기 시작한 54세 새내기 음대생

정경환 기자
2019년 10월 10일 오후 12: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8

휴대전화 판매원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폴 포츠(Paul Potts).

2007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으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모두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 편견을 딛고 꿈을 성취한 사례로 세계인에게 각인됐다.

SBS  ‘세상에 이런일이’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폴 포츠를 떠오르게 만드는 한 남성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시민 제보를 받은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취재진은 지난달 중순 서울시내 한 육교를 찾아가 홀로 맹연습 중인 사연의 주인공을 찾았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 소음에도 다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쩌렁쩌렁한 발성을 선보이던 주인공은 올해 54세인 김재진 씨.

그는 제작진에게 19학번 성악과 학생증을 당당히 꺼내 보였다.

SBS  ‘세상에 이런일이’

학비를 벌기 위해 부업으로 발레파킹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는 그는 학교에서도 자타공인 노력파였다. 육교를 지나던 시민들까지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집에서도 연습을 쉬지 않는 김씨의 모습에 아내는 “조금 조용했으면 싶을 때도 있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씨가 이렇게 늦깎이 성악과 대학생이 된 이유는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목소리가 타고 났다”는 칭찬을 받으며 성악가의 꿈을 키우다가 집안의 반대로 다른 길을 걷게 됐기 때문이다.

SBS  ‘세상에 이런일이’

이제는 평범한 가장이 되어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어느 날 교회 성가대의 공연 모습을 보고 짜릿한 느낌을 받은 뒤 잊고 지냈던 오래전 꿈을 되새기게 됐다고.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6개월간의 수능공부와 실기까지 준비해 음대 성악과에 합격한 김씨는 육교 위를 연습실 삼아 훈련에 매진하며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물하는 성악가라는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