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흉내내다 진짜가 돼버린 바다생물

김우성
2021년 01월 18일 오후 3: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7

자신을 보호하려 나뭇잎의 생김새를 따라 하다 식물의 능력까지 갖추게 된 달팽이가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푸른민달팽이(학명 Elysia chlorotica)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생물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푸른민달팽이는 복족류(복부에 다리가 붙은 연체동물) 일종으로, 바다에 서식하는 민달팽이다. 생김새가 나뭇잎을 닮아 ‘바닷속 나뭇잎’으로 불리기도 한다.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달팽이의 몸은 초록빛을 띤다. 체내에 흡수된 조류의 엽록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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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인 해조류를 소화하면서 광합성 세포기관인 엽록체를 분리해 몸속에 저장한다. 그러면 투명한 피부가 점점 초록색으로 변한다.

피부색뿐 아니라, 푸른민달팽이는 몸에 저장해놓은 엽록체를 이용해 식물의 특징 중 하나인 광합성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어린 개체는 엽록체를 유지하려 주기적으로 해조류를 섭취해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엽록체의 특징 자체가 민달팽이의 기관에 흡수된다.

성장한 푸른민달팽이는 먹이를 먹지 않고 광합성만으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푸른민달팽이는 해조류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색과 광합성 능력을 동시에 얻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