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티셔츠 입고 학교갔다가 친구들한테 놀림당해 울음 터뜨린 소년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황효정
2019년 09월 11일 오전 10:3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3

갖고 싶은 유니폼을 살 수 없어 자기가 직접 만든 가짜 유니폼 티셔츠를 입고 등교한 소년은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며칠 뒤엔 환하게 웃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알타몬테 스프링스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이날은 대학 미식축구 리그에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는 ‘칼리지 칼라스 데이(College Colors Day)’라는 기념일이었다.

해당 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어린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테네시주립대(UT, University of Tennessee)의 미식축구팀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테네시주는 너무 멀어 직접 티셔츠를 살 수 없었다.

어린이는 대신 테네시주립대 상징색인 주황색 티셔츠에 자기가 직접 테네시주립대 UT 로고를 종이에 그려 붙였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색칠도 제대로 되지 않은 서툰 솜씨였지만, 순수한 마음이 가득 담긴 유니폼이었다.

자기가 직접 만든 티셔츠를 입고 신이 난 기분으로 등교한 어린이는 그러나 점심시간 후 울음을 터뜨렸다.

점심시간에 다른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아이가 직접 만든 티셔츠를 보고 놀려댔다.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는 제자를 본 담임 선생님 로라 스나이더(Laura Snyder)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슬퍼하는 어린 제자를 위해 진짜 테네시주립대 티셔츠를 선물하고 싶은데, 혹시 테네시주립대에 지인이 있으신 분 있나요? 테네시주립대 기념상품들도 전해주고 싶은데요”

담임 선생님의 글은 SNS를 타고 널리 퍼지기 시작했고 많은 누리꾼은 물론 테네시주립대까지 사연을 접하게 됐다.

테네시주립대는 곧바로 어린이에게 티셔츠는 물론, 모자와 저지 등 대학 기념품 종합 세트를 한 아름 택배로 보냈다. 반 친구들과 나눠 가질 만큼 넉넉한 양이었다. 여기에 경기 초대장까지 발송했다.

이에 더해 테네시주립대 공식 기념품 매장은 어린이가 직접 그린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정식으로 발매하기로 결정했다. 테네시주립대는 해당 티셔츠의 수익금 중 일부를 집단 괴롭힘 방지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아이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네가 만든 디자인이 진짜 티셔츠로 만들어졌단다. 많은 사람이 입고 싶어해”

아이의 입은 쩍 벌어졌다. 아이는 무척 행복해했다.

참고로 아이가 디자인한 티셔츠는 예약판매 시작 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공식상품 판매 홈페이지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