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최초 ‘부산광역시의원-대만친선협회’ 공식 출범

최창근
2022년 01월 11일 오후 3:16 업데이트: 2022년 01월 11일 오후 3:16

지방의회 최초 대만친선협회 출범
부산-가오슝 1966년 최초 자매결연도시 인연

지방의회 차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한국-대만 친선협회가 출범했다. 1992년 한국 대만 단교 이후 공식 교류에 제약받고 있는 양국 현실에 비춰 볼 때 고무적인 일이다.

1월 10일, 부산광역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광역시의원-대만 친선협회’가 공식 출범했다. 초대 협회장으로는 김진홍 부산광역시의원이 취임했다. 김진홍 시의원은 국민의힘 부산광역시의회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김진홍 협회장은 “대한민국과 대만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우의가 두터우며 각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하다. 대만은 한국의 6대 무역 파트너(2021년 수출입액 315억 달러)이며, 3대 관광 교류 국가이다. 특히 문화 교류 분야에서 부산이 대만 가오슝(高雄)시와 제일 처음 자매결연을 맺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이 전 세계 1등 코로나 방역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방역을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포럼 등을 개최하는 것도 친선 협회를 활성화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 ‘부산광역시의원-대만 친선협회’ 출범이 양국 간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다른 지방의회로도 협회 출범이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진홍 시의원을 비롯하여 국민의힘 소속 김광명·이산하·이영찬·윤지영·최도석 시의원이 참석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축전을, 조경태·안병길·박수영 국회의원은 영상 메세지를 보내 출범을 축하했다.

대만 측 인사로는 린전푸(林晨富)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부산판사처장(총영사), 충융츠(叢湧滋) 교무(僑務·화교업무) 자문위원, 탕톈잉(湯天英) 부산화교협회 회장, 왕스산(王錫山) 부산화교중소학교 이사장 등 부산·울산·경남지역 화교 2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과 대만은 인연이 깊다. 1963년 직할시(直轄市)로 승격한 부산은 외국 도시와 교류를 모색하던 과정에서 1966년 6월 30일, 대만 제1 항구 도시로서 다방면에서 부산과 유사성을 지닌 가오슝시와 자매도시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김대만(金大萬) 부산 시장과 천지촨(陳啓川) 가오슝 시장이 서명한 ‘자매도시 협정’으로 가오슝은 부산의 첫 번째 자매결연 도시가 됐다.

2년 후인 1968년 서울특별시가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행정원직할시와 첫 자매결연도시 협정을 체결했다. 부산-가오슝, 서울-타이베이가 각각 첫 자매결연도시 협정을 체결한 사실은 지난날 혈맹(血盟) 혹은 형제의 나라(兄弟之邦)로 불렸던 한국과 대만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다.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와 동시에 이뤄진 한국 대만 단교 이후, 양국의 공식 외교 관계는 끊어졌다. 단교 이듬해인 1993년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대만 비공식관계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후 ‘민간 대표부’ 형식을 통한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오사카협정’이라 불리는 합의 결과, 한국 서울에는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駐韓國臺北代表部)를, 대만 타이베이에는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駐臺北韓國代表部)를 각각 설치하여 종전 대사관·총영사관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부산 지역의 경우 1974년 주부산중화민국총영사관(中華民國駐釜山總領事館)이 개설돼 영사 업무를 처리하였으나 1992년 단교 후 철수했다. 이후 2005년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부산판사처(駐韓國臺北代表部釜山辦事處)가 설치돼 종전 총영사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계 교류 면에서는 국회 차원에서 1996년 8월, 한-대만 의원친선협회(회장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가 결성됐으나, 지방의회 수준의 한-대만 친선협회 결성은 최초이다.

대만과 관계가 상대적으로 긴밀한 일본에서는 지난해 12월 23일 도쿄에서 ‘일본-대만공영수장연맹(日本臺灣共榮首長聯盟)’이 공식 창립됐다. 미야모토 리쿠(宮元陸) 이시카와(石川)현 가가(加賀)시 시장 등 현직 기초자치단체(시정촌·市町村)장 127명이 발기인 명단에 올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만 친선 교류단체이다. 연맹은 일본판 ‘대만관계법(臺灣關係法·Taiwan Relations Act)’ 제정을 촉구하는 등 중앙정부에 대만과 유대 관계 강화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이 속에서 국내 최초로 출범한 부산광역시의회의 대만 친선 조직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