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미 라이 체포 후 넥스트미디어그룹 주가폭등의 의미

위안빈(袁斌)
2020년 08월 14일 오후 3:38 업데이트: 2020년 08월 14일 오후 9:03

“나는 빈손으로 홍콩에 왔다. 내가 얻은 모든 것은 홍콩의 자유 덕분이었다. 그 고마움은 생명으로 보답하겠다.”

빈과일보 창업주 지미 라이(黎智英) 홍콩 넥스트미디어 그룹 회장이 발표한 글이다.

지난 10일 오전, 홍콩 경찰은 홍콩판 국가안전법에 근거한 ‘외국 세력과의 결탁’ 혐의로 지미라이를 체포했다. 

이날 지미라이의 두 아들 티모시 라이(黎見恩)와 이안 라이(黎耀恩), 넥스트미디어 그룹 최고경영자(CEO) 청킴훙(張劍虹),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周達權), 최고업무책임자(COO) 황웨이청(黃偉强), 애니메이션 총경리 우다광(吳達光)이 체포됐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넥스트미디어 그룹 고위 간부 마크 시몬(Mark Simon)은 지명수배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넥스트미디어그룹 주가는 16% 이상 급락해 0.075 홍콩달러가 됐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주가가 장중 344%까지 폭등해 0.4 홍콩달러에 달했다.

이날 장은 183% 급등한 0.255 홍콩달러에 최종 마감됐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3억9400 홍콩 달러(약 459억원)였고 시가총액은 2억 홍콩달러에서 6억7천만 홍콩달러로 반등해 홍콩 증시 사상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기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바로 홍콩시민들이 지미 라이가 체포됐다는 말을 듣고 너도나도 넥스트미디어그룹 주식을 매수하며 그에게 지지를 표했기 때문이었다. 

홍콩의 저명 여행작가 슈보보(薯伯伯)도 주식 구매에 동참한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홍콩 ‘입장신문’에 자신이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주식 100만 주를 샀다는 글을 투고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넥스트미디어그룹 지미 라이와 경영진이 체포됐으며 이 회사의 주가가 폭락해 사상 최저가격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 행동으로 응원하고 싶어서 넥스트미디어그룹의 100만 주를 샀다. 투자가 아니라 내 감정에 충실했을 뿐이었고, 돈을 다 날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오후가 되자 주가가 계속 올랐다. 하루 동안 최저, 최고가격이 533% 차이가 났다. 경찰이 넥스트미디어그룹에 들이닥친 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전망을 따지지 않고 감정적으로 행동’했는지, 상장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한 ‘이 회사를 지지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혹은 단기 투자용으로 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늘 매입한 수를 보면 모두 10753건으로, 대다수는 1만 주 내지 5만 주를 샀다. 종가로 따지면 2550 홍콩달러 내지 12750 홍콩달러다. 소액 구매이고, 개인투자자가 많다.”

“이를 두고 넥스트미디어그룹 ‘기적의 날’이라고 말하기보다, 홍콩인들이 넥스트미디어그룹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실천한 것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 ‘적당한 때 빠져나오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홍콩인들은 더는 ‘적당할 때 그만두는’ 것을 배워서는 안 된다. 적당할 때 그만뒀다면, 우리는 오늘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생각이다. 장래 넥스트미디어그룹 주식이 폭등하더라도 축하하지 말고 폭락해도 위로할 필요가 없다.”

“설사 원금을 모조리 날리더라도 나는 홍콩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은, 할 말을 다 하는 매체의 주식을 가졌었노라고 다른 이들에게 말할 수 있다.”

“넥스트미디어 그룹의 100만 주 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영광이다.”

팡바오차오(方保僑) 홍콩통신협회(香港資訊科技商會) 명예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게시한 사진을 보면 그는 0.176 홍콩달러에 5만 주를 매입했으며, 총금액은 8800 홍콩달러다. 당일 종가가 0.255 홍콩달러이므로 그는 4000위안(약 70만원)을 벌었다.

팡 회장은 “별 고민 없이 넥스트미디어 주식을 샀고 앞으로도 팔 생각은 없다. 10년 치 구독료를 선납한 것으로 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 언론사는 지원이 필요하며 주가를 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가는 회사가 건강한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넥스트미디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지금까지 홍콩인들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말했다.

이것은 바로 홍콩 시민들의 뜻이었으며, 그들만의 항쟁 방식이었다. 

홍콩인들의 이러한 단결된 움직임은 또 다른 지역에 사는 중국인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 바로 중국 본토 네티즌들이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지미 라이 회사와 관련된 소식에 “홍콩인들이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주식을 앞다퉈 사들인 것은 ‘홍콩의 아들’ 지미 라이를 체포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전 세계는 들었는가”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홍콩인은 다시 한번 나를 감동시켜 눈물을 흘리게 했다. 홍콩에 영광을!”이란 댓글을 달았다. 

“홍콩 동포에게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사나이다.”라는 글을 남긴 중국 네티즌도 나타났다. 

이어 “천하인들에게 무엇이 중지성성(衆志成城, 여러 사람의 단결된 힘은 당할 자가 없음)인지, 무엇이 한 마음인지를 보여줬다.”라는 댓글도 등장했다. 

이외 중화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홍콩인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라이를 지지했다” “정말 감동이다. 홍콩의 인정은 여전하구나” “이것은 투표다” “대악이 홍콩을 버텨준다. 공산당과 싸우기 시작했다” “홍콩인은 문명의 자랑이다” “역사의 굵직하고 선명한 획으로 남을 것이다” 등 홍콩인들을 칭찬하는 댓글이 수없이 쏟아졌다. 

지미 라이가 체포된지 불과 몇 시간만에 넥스트미디어 그룹 주가가 4배 폭등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공과 홍콩 정부가 비록 지미 라이나 다른 항의자들을 체포할 수는 있어도,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인들의 마음만은 영원히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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