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콩→본토 자금’ 80% 감소…글로벌 머니 탈중국 급가속

왕허(王赫)
2023년 01월 27일 오후 4:5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8

뉴스분석

중국 당국이 2022년도에도 금융시장 개방 정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음에도 국제 금융 자금이 유입에서 유출로 바뀌는 흐름을 막지 못했다. 또한 국제 자금의 이탈 속도도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주식시장, 채권시장, 중국 기업의 달러화 채권 발행 규모,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및 자금 조달 규모 등의 데이터가 이런 흐름을 입증하고 있다.

‘북향자금’ 순유입액 80% 가까이 감소

2021년 북향자금(北向資金·홍콩 증시를 통해 대륙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 즉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자)의 연간 순유입은 약 4322억 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순유입은 12개월 동안 지속됐다. 그러나 2022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연간 북향자금 순유입액은 900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17% 감소해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증시는 1년 내내 요동쳤다. 1~8월에는 북향자금이 632억 위안 순유입됐지만, 9월과 10월에는 각각 112억3000만 위안, 573억 위안 순매도돼 북향자금이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역전됐다. 11월과 12월은 각각 600억 9500만 위안, 12월 350억 1300만 위안 순유입됐는데, 이는 대부분 앞서 위험을 피해 떠났던 외자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처럼 2022년 중국 증시는 전체적으로는 순유입세를 유지하긴 했지만, 불안정한 변동세를 보였다.

또한 거래 열기가 식어 일평균 거래액 984억24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0.62%포인트 감소했다.

거래 규모로 계산하면 현재 북향자금은 A주 시장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그 추세는 A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4년 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홍콩증시를 통해 상하이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한 후강퉁 개통 이후 북향자금은 9년째 A주를 추가 매입하고 있지만 추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상황은 인도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22년 A주 시장은 상하이 종합지수, 선전 성분지수, 차이넥스트(創業板)가 각각 연간 15.13%, 25.85%, 29.37% 하락하며 심하게 요동쳤다. 이에 반해 인도 증시는 크게 상승했다. 니프티(Nifty)50 지수와 센섹스(Sensex) 지수는 지난해 11월 말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현지 통화 기준으로 연간 4%(글로벌 증시는 20% 하락) 상승했다. 2022년 인도 증시는 세계 증시 ‘피난처’가 돼 대규모 외국인 투자가 유입됐다.

외국인 투자자, 위안화 채권 910억 달러 매도

2021년에는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본이 약 7500억 위안 유입됐고, 1000개 이상의 해외기관이 중국 은행간채권시장(CIBM)에 진입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12월 말 기준 해외기관의 중국 CIBM 채권 보유량이 4조 위안에 달해 전체 은행간채권시장의 약 3.5%를 차지했다. 중국 내 은행 간 채권 장외시장인 CIBM의 주요 거래상품은 중국의 국공채, 금융채, 회사채 등이다.

그렇다면 2022년 상황은 어땠을까?

외국인이 보유한 위안화 채권이 연간 약 6100억 위안(중국 중앙은행 집계) 감소했다. 10년 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관련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순매도자가 된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외국인 투자자들이 910억 달러 상당의 위안화 표시 채권(정책성 은행채 510억 달러, 중국 국채 240억 달러 포함)을 매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중국 채권 총액은 2021년 말 5910억 달러에서 5000억 달러로 줄었다.

18일 중국 중앙은행 상하이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해외기관이 보유한 CIBM 채권은 3조3900억 위안으로, CIBM 위탁 관리량의 약 2.7%를 차지하며 2021년 대비 0.8% 감소했다.

달러화 채권 발행량 대폭 하락, 순융자액 마이너스로 전환

2021년 하반기부터 중국 달러화 채권시장은 계속 침체하고 있고, 자금 조달 규모가 반토막 나고 투자 매력도 크게 떨어졌다. 2022년은 중국의 달러 채권에 ‘최악의 한 해’로 1, 2급 채권시장이 모두 얼어붙었다. 1급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달러화 채권 발행액이 크게 감소했고, 순융자액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중 부동산 기업의 해외 융자 기능은 거의 상실됐다. 2급 시장 가격, 특히 부동산 채권가격이 30% 이상 하락했다. 이번 중국 기업의 달러채권 가격은 2021년 중반부터 하락세를 지속해 역대 가장 오랜 기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2년 12월 22일 신용평가사 중증펑위안(中證鵬元)이 2023년 신용위험 연차회의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국 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은 116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 부문의 외화 채권 발행량은 지난해 1~11월 1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 2019년은 1~11월 데이터. 자료출처: 중진(中金)연구원.

가장 큰 원인은 채무불이행이다. 중국 금융정보 플랫폼 윈드(Wind)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중국 기업의 달러 채권 채무불이행 규모와 건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무불이행 건수는 94건, 규모는 159억9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9억96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중 부동산 달러 채권 채무불이행 건수는 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억1500만 달러 증가했다.

中 기업이 美 증시 통해 조달한 자금 대폭 감소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열기가 얼어붙은 지는 이미 1년 반이나 됐다. 윈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12월 28일 기준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해 조달한 자금액은 5억8200만 달러로, 2021년에 비해 약 96% 감소했다. 2022년에 미국에 상장해 기업공개(IPO)를 한 기업은 17개에 불과해 최근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통로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 특히 중국 당국이 2022년 실질적인 양보를 통해 미국과의 회계감사권과 관련해 합의를 이뤄내고,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관리들은 홍콩에서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첫 번째 현장 감사를 조기에 마쳤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식어가는,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열기를 되살리지 못했다.

윈드(Wind)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 상장된 12개 기업 중 8%가 자금 조달 규모가 5000만 달러 미만인 소규모 기업이었다. 융자 규모는 지난 2년 수준보다 현저히 낮았다. 2021년에는 중국 기업 약 40개가 미국에 상장했고, 16개 기업이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2020년에는 미국에 상장된 기업 중 자금 조달 규모가 1억 달러 이상인 기업이 18개에 달했다.

중국 기업은 해외에 상장할 때 주로 미국을 찾는다. 다른 국가 증시에 상장하는 규모는 매우 작다. 2022년 중국 당국은 유럽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며 중국 기업의 유럽 증시 자금조달액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유럽 증시의 유동성과 평가 수준은 미국 증시보다 훨씬 낮아 미국 증시와 비교가 안 된다.

맺음말

2022년은 국제 금융 자본의 ‘탈(脫)중국화’가 시작된 한 해였다. 2023년에는 전염병, 부동산시장 침체, 채무 리스크 등 3대 요인으로 인해 중국 경제는 지극히 불확실할 것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여전히 도박을 한번 해보고 싶겠지만, 대다수 국제 금융 자본가들은 지금의 중국이 ‘기회의 땅’인지 ‘함정’인지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