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소득 전년 대비7.7%포인트 감소…대만에 20년 만에 뒤져

최창근
2023년 03월 7일 오후 3:21 업데이트: 2023년 03월 7일 오후 3:21

한국의 지난 2022년 1인당 명목 국민소득(GNI)이 3만2661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3만5373달러 대비 7.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主計總處‧통계청 해당)가 공개한 지난해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3565달러로서 한국보다 904달러를 웃돌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뒤진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대만이 20년 만에 ‘재역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환율이다. 최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2021년 유엔 집계 순위로는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756달러로 한국의 3만5373달러보다 적었다. 2022년의 경우 일단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가 발표한 1인당 국민소득 3만3천565달러는 우리보다 조금 더 많은데 대만의 명목 GNI가 4.6% 늘어 한국의 4.0%와 비슷하지만 신대만달러(NTD)의 상승률이 6.8%로 원화 12.9% 보다 낮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은 비슷하지만 환율 변동 폭 차이에 따라 국민소득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2022년 말 정부와 여당은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 협의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여는 비전을 담아 경제 운용에 가장 방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의 최신 발표 경제 전망에 따르면 2023년과 내년(2024년) 실질 GDP 성장률은 각 1.6%, 2.4%로 예상된다.

최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1인당 국민소득에는 실질 GDP 성장률, 디플레이터(물가), 환율, 인구, 국외 순수 취요소 소득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향후 2∼3년간 연평균 실질 GDP는 2% 내외 성장하고 디플레이터도 2%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과거 10년의 평균(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성장과 물가(디플레이터)를 고려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3만5373달러는 세계 36위이며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7위 수준이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4년 1만 달러를 돌파하고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2017년 국민소득이 3만1734달러를 기록하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러다 2018년에는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NI 추이도 주목된다. 일본이 아직 지난해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NI를 3만4360달러로 추산했다.

일본은 2012년 4만9180달러를 달성했지만 장기간 성장률 둔화, 엔화 약세로 한국에도 역전될 상황에 처했다. IMF가 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추정치를 실제보다 높게 산정해 3만3590달러로 발표한 만큼 일본의 추정치도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가 속보치에 비해 추가적으로 0.2%p 더 후퇴해 -0.6%로 집계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수출도 전분기에 비해 4.6% 줄어 대외교역 여건이 침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