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살인사건 30% 증가…전체 범죄는 다소 감소

한동훈
2021년 09월 28일 오전 9:01 업데이트: 2021년 09월 28일 오전 9:24

지난해 미국에서 살인사건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사회 상황, 경찰반대운동과 전국적인 폭동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27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0년 범죄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사건은 29.4% 증가해 1960년 범죄통계 작성 이후 한 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집계된 2020년 살인사건은 2만1570건으로 전년보다 4901건 늘었다.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는 6% 감소했으나, 살인·폭행·강간·강도 등 폭력 범죄는 127만7696건으로 5.6% 증가했다. 반면, 재산 범죄는 8% 감소했다.

범죄 분석가인 제프 애셔는 “전체 살인사건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에 13.5%였으나 지난해에는 3.8%로 줄었다”며 “살인사건이 이전보다 전국적으로 확대된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살인사건 발생률은 인구 25만~100만 도시와 1만~25만 도시에서 모두 30%대로 높게 나타났지만, 1만~25만 도시에서 조금 더 높았다. 마찬가지로 살인사건이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자료로 평가됐다.

FBI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년에 비하면 강도와 강간(정의 변경) 추정건수는 각각 9.3%, 12.0% 감소했다”며 “재산범죄는 645만2038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살인사건 증가가 지난해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죽음에 따른 반발로 미국 전역에 번졌던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흑인생명도 소중하다)’와 폭동, 경찰반대운동과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노스이스턴대학의 제임스 폭스 범죄학 교수는 USA투데이에 “2020년 살인사건 급증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작년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했다. 대유행으로 사람들은 불규칙한 상황에 놓였다. 아이들은 학교에 있지 않았고, 어른들은 직장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갈등과 분열이 고조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찰단체 NFOP는 살인사건 증가와 관련해 일부 도시의 무너진 법치주의와 폭력범죄자를 기소하지 않는 불량 지방검사들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몇몇 도시에서는 보석 석방 규정을 완화 폭력범죄자들을 지역 사회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기 소지가 허가된 미국에서는 지난해 살인사건 피해자 3명 중 2명이 총기에 맞아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 새크라멘토, 워싱턴 등지에 총기 밀매에 대응할 특별 전담팀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