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DP 성장률 30% 부풀려 발표” 美 시카고대 연구

강우찬
2022년 11월 4일 오후 2:54 업데이트: 2022년 11월 4일 오후 4:46

위성으로 야간 불빛 관측해 경제규모 추정

중국이 지난 2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 부풀려 왔다는 미국 시카고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공위성에 포착된 야간 불빛을 이용해 각국의 경제 규모를 추정하는 최신 연구에 따르면, 중국 등 독재정권 국가들이 GDP 성장률을 실제보다 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경제학자인 로이스 마르티네스 미국 시카고대 해리스스쿨(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NASA의 인공위성 사진에 담긴 184개국의 야간 불빛과 GDP 성장률, 정치 시스템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각국 정부의 실제 경제 규모를 추정했다.

미국의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야간 불빛 지수(Nighttime Light·NTL)’를 통해 경제 규모를 추정하는 연구가 매우 진지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는 조작될 수 있기에 이를 검증할 객관적 지표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마르티네스 교수에 따르면 어느 국가의 야간 불빛 밝기는 그 국가의 경제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가 2017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92~2008년 사이 각국의 GDP와 인공위성 사진에 나타난 야간 불빛 밝기 변화를 비교한 결과 불빛이 10% 밝아지면 GDP가 2.4% 높아졌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정치 시스템에 따라 통계적인 차이를 보였다. 독재 정권에서는 같은 밝기 변화에서 GDP 성장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마르티네스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권위주의 국가(독재정권)는 민주주의 국가보다 GDP 성장률을 30~35% 정도 더 높게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이러한 관행을 지난 20년간 지속해왔다고 전했다.

이는 실제 성장률이 1%일 경우, 민주주의 국가는 1%라고 발표하지만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1.3%로 과장해서 발표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GDP 성장률 ‘뻥튀기’는 다른 연구기관도 지적해온 부분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2019년 보고서에서 중국은 매년 GDP 성장률을 2%포인트 높여서 발표하고 있으며, 실제 경제 규모 역시 공식 발표보다 12% 작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 스스로 통계 조작을 시인한 적도 있다. 랴오닝성 당국은 2018년 “일부 관리들이 승진을 위해 숫자를 조작했다”며 2011~2014년 통계 데이터 부풀리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마르티네스 교수는 “경제 상황이 좋은 것처럼 보여주고 싶은 욕망은 어느 나라나 다 있다”면서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검증 시스템이 기능하기 때문에 부풀리기 행위가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