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월 외환보유액 예상 밑돌며 4년 만에 최저 수준

강우찬
2022년 09월 10일 오후 12:4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0일 오후 12:42

중국의 지난달 외환 보유액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출 부진에 미국 달러화 강세가 겹친 결과로 평가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549억 달러(약 4224조원)로 집계됐다. 7월 말보다 492억 달러(약 1.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내놓은 시장 관계자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3조650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앞선 최저 기록은 2018년 4월 말 기록한 3조1249억 달러였으며, 8월 말 보유액은 이보다 700억 달러(약 96조원) 줄어든 것이다.

국가 외환관리국 왕춘잉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 등의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국 금융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외환보유액 감소 이유를 밝혔다.

왕 대변인이 말한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금융긴축 및 금리인상 정책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왕 대변인은 또한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발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면서 최근 발표한 경기부양 조치가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제로 코로나와 경제 안정 두 마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제부서가 처한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 내부에서는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리커창 총리와, 지방 관리들에게 제로 코로나 엄수를 요구하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노선 충돌을 빚고 있다.

올해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의 3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제로 코로나 노선이 우세하지만, 하반기에도 경제 충격이 이어지면서 제로 코로나에 대한 회의감이 깊어지고 있다.

외환보유액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무역수지는 8월 794억 달러(약 109조원)의 흑자를 냈지만, 7월과 비교해 219억 달러(약 30조원) 줄어든 규모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확산되면서 원자재와 소비재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의 수출 성장세도 완만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