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월부터 휴업·장기휴가 업체 속출…“딴 직장 알아봐라” 권고도

한동훈
2020년 04월 13일 오전 11:38 업데이트: 2020년 04월 13일 오후 12:06

직원들에게 장기휴가를 내도록 하거나 휴업, 조업중단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가 원인이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는 “회사에서 갑자기 휴업결정을 내렸다”는 글과 휴업 통보문을 찍은 사진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저장성 닝보(宁波)의 한 의류원자재 생산업체는 이달 1일부터 오는 9월말까지 5개월의 휴업에 들어갔다. 휴업 이유로는 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주문 감소가 제시됐다. 통보문에서는 “직원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찾을 것을 장려한다”고 했다.

광둥성 의류제조업체 중산의류(中山佳雅制衣)는 오는 7월 31일까지 조업을 중단한다. 거래처에서 주문이 끊겨서다. 회사는 8월부터 직원들을 단계적으로 업무에 복귀시킬 예정이다.

휴업을 알리는 중국 제조업체 통보문 | 웨이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게시물이 부쩍 늘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주택 대출, 자동차 할부금, 월세, 수도전기요금이 머릿속에 맴돌아 속이 탄다. 주변에 문 닫는 공장이 많다”는 글을 남겼다.

광저우의 한 신발제조업체도 이달 1일부터 휴업하고 전 직원 무기한 휴가에 돌입했다. 휴업 통보문에서는 휴가기간 급여나 조업 재개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통지하겠다고 했다.

저장성의 삼익신발유한공사는 지난 3월 20일부터 신규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고참사원은 전원 휴가를 내도록 했다. 회사는 현 상황을 “전쟁”으로 묘사하고, 사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출근 여부를 통보하기로 했다. 부부사원 지원금과 인센티브는 폐지했다.

휴업을 알리는 중국 제조업체 통보문 | 웨이보

휴업사태는 제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중국 최대 소매·유통기업으로 백화점 업계 1위인 다상그룹(大商集团)은 허난성 정저우(郑州) 진보다(金博大) 지점을 지난 3월 31일 돌연 폐점했다. 폐점 결정을 알린 건 폐점을 겨우 하루 앞둔 지난 3월 30일이었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감염병 확산 속에서도 회사발전을 자신한다”던 다상그룹이었기에 지점 폐쇄의 충격은 더욱 컸다. 납품업체들은 현재 대금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

다상그룹의 진보다 지점 폐쇄 통보문과 진도다 지점 | 웨이보

부동산, 자동차 업체에서도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광저우 주간지 시대주간(时代周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부동산업계 상위 30위권 내 업체들이 모두 감원이나 급여삭감을 시행하고 있다.

10위권 업체의 한 직원은 “올해 영업목표가 하향 조정됐다. 한 동료직원은 오전에 사측과 퇴사문제로 상담을 받더니 그날 오후에 회사를 떠났다. 우리 회사가 이럴 정도면 다른 회사는 어떨지 알만하다”고 말했다.

업계 선두권인 용두(龙头)에 근무한다는 직원은 “우리 부서가 폐합됐다. 신규사업이 거의 없고 기존 사업 인력들도 모두 잘렸다”고 했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역시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2.4% 감소해 역대 최고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혼다, 도요타 등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매출감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