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핵 강국 부상에 박차…부실한 해군력이 걸림돌

스티븐 샤
2022년 12월 12일 오후 3:55 업데이트: 2023년 01월 3일 오전 9:11

뉴스 분석

지난 1991년 구소련 해체 이후 본격적인 냉전 종식 국면에 접어들며 미국과 러시아는 핵 군축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3대 핵 패권국으로 등극하려는 야망으로 핵무기 보유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핵전쟁의 위협과 긴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핵전력은 부실한 인민해방군의 탄도미사일 잠수함이란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새뮤얼 파파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워싱턴DC에서 중국이 JL-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진(秦)급 094형 잠수함 6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 탄도미사일잠수함(SSBN)들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건조됐으며, 미 해군이 이들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찰스 앤서니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은 지난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JL-3 미사일의 추정 사거리가 1만km 이상이며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라는 보루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하이난섬 남단에 위치한 위린 해군기지는 중국 남해함대의 가장 중요한 군사시설 중 하나로, 중국의 일명 ‘부머(boomer)’ 잠수함이 위치한 곳이다.

여기서 ‘부머’란 중국 해군 측이 스스로 붙인 별칭이 아니라 미 해군이 소음이 심각한 중국 원자력 잠수함을 조롱하기 위해 붙인 ‘멸칭’이다.

지난해 7월 8일에는 상업용 위성을 통해 중국 094형 잠수함이 위린 해군기지로 복귀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사진상으로는, 해군기지 일부가 구름에 가려 있어 전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다른 유형의 094형 잠수함 1척이 정박돼 있는 것이 포착됐다. 또 한 주요 거점 기지인 위린 해군기지를 방어하기 위한 지대공 미사일이 기지 근처에 설치돼 있음이 확인됐다.

094형은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유일한 핵무기 탑재 가능 잠수함이다. 미 국방부는 094형 잠수함이 중국 최초의 해상 핵 억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해군은 094형 잠수함 4척과 개량형인 094A형 잠수함 2척을 건조해 운용 중이다. 094형 잠수함은 2000년대 초 최초로 건조됐으며 건조되고 몇 년이 지나서야 실전 배치됐다. 가장 최근에 건조된 094형 잠수함은 2021년 4월 실전 배치됐다.

094ˑ094A형 잠수함은 JL-3 미사일의 이전 세대인 JL-2 미사일을 12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JL-2 미사일의 경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가 7200~9000km 수준이었다. JL-2 미사일을 남중국해에서 발사하면 러시아와 인도와 같은 주요 핵보유국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본토까지 타격하기에는 사거리가 충분치 않았다.

그러나 괌, 하와이, 알래스카와 같은 본토가 아닌 미국 영토는 이미 JL-2 미사일만으로도 핵 타격 사정권 안에 들어가 있다.

중국 핵잠수함의 고질적 결함 ‘소음’

중국의 094형 잠수함은 중국 최초의 탄도미사일잠수함이지만 아직도 큰 결함이 있다. 가장 큰 결함은 수중에서 잠수함의 소음이 여타 미국이나 러시아의 잠수함보다 두 배 이상 크다는 것이다.

미 해군정보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094형 잠수함은 지난 1976년 구소련이 건조했던 ‘델타 3급 잠수함’보다도 소음이 크다.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량 094A형이 있지만, 소음 개선의 정도는 매우 미미하다.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해상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후속작인 096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096형 잠수함으로 현재 배치 중인 094형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체 계획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현대화가 아닌 이전 모델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또 다른 개량형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중국의 신형 096형 잠수함은 다수의 탄두로 한 번에 ‘멀티 공격’이 가능한 개별유도복수목표탄두(MIRV)가 장착된 JL-3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094형과 096형 잠수함으로 구성된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전단을 최대 8척까지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전력 강화 계획은 신뢰성 높은 ‘핵 3단 시스템’, 다시 말해 육해공에서 각자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핵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이 시도하고 있는 원대한 계획의 일부다.

중국은 이러한 방식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아 핵전력 강대국이 되어 ‘핵 3강 구도’를 이루고자 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가 해상 훈련 중 다른 선박과 함께 항해하고 있다. 2018.4 | 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 해상 핵전력…공격력 VS 생존력

기존의 중국 094형 잠수함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원양에서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잠수함의 소음 때문에 발각 가능성이 커 지상에 설치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보호해주지 않는 먼바다에서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잠수함이 다른 나라에 실질적 위협이 되려면 적의 레이더에 발각되지 않은 채 핵심 거점을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094형 잠수함과 같이 소음이 큰 잠수함은 적국의 대함부대에 의해 쉽게 탐지되며, 이로 인해 어떠한 비밀 작전 수행도 어렵게 된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일본 오키나와 주변 미야코해협, 대만 남부의 바시해협, 필리핀 남서 권역인 술루해와 같은 태평양의 관문이 되는 핵심 항로를 감시하며 중국 잠수함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바다는 잠수함에 은폐막이 되므로 상대방을 기습 공격해야 하는 중국의 육해공 3중 핵 공격 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핵잠수함의 운용 목적은 본토가 핵 공격 받아도 생존해 적국에 핵 반격을 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핵잠수함의 은폐 능력이 떨어져 적국에 감지되면 핵잠수함이 반격하기 전에 핵심 표적이 되어 미리 제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작전 교리 또한 자신들의 ‘시끄러운 핵잠수함’이 상시 핵탄두를 탑재하고 반격을 위한 작전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국가 간 분쟁이 없는 한 실제 핵탄두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을 꺼려왔으며, 최대한 필요한 시점이 올 때까지 해군 함정에 핵탄두를 배치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핵무기를 항시 핵잠수함에 배치하지 못하는 좀더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 공산당이 당군(黨軍)인 인민해방군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기인한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지도자는 자신들의 군대조차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치명적인 핵무기가 군부의 쿠데타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불신 때문에 인민해방군 해군에 핵무기에 대한 ‘무제한적 접근’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의 핵잠수함 부대는 인민해방군 해군의 미숙한 운용 능력과 소음이 심해 탐지되기 쉬운 함체 결함 때문에 아직도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잠수함 부대에 필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 해군 함대를 사열한 뒤 발언하고 있다. | Li Gang/Xinhua via AP

중국의 해결책은 신형 장거리 미사일

미국은 아직 열등한 중국의 핵잠수함 운용 능력과 기술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이 실전 배치 중인 094형 잠수함에 신형 JL-3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하면서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미국이 JL-3 미사일을 경계하는 이유는 이 미사일들의 사거리가 1만 Km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사거리가 1만 Km 이상이면 중국은 남중국해 전체를 핵미사일 발사 기지로 이용할 수 있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잠수함의 소음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JL-3 미사일의 사거리는 중국 잠수함이 굳이 남중국해 기지를 떠나 공해상으로 나가지 않아도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지역에 중국의 핵잠수함이 배치되면 지상 미사일 기지, 해군기지 및 요새화된 인공섬들로부터 보호받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미 남중국해에는 여러 민간 선박들이 자주 이용하는 항로가 많아 다른 선박이 만들어낸 수중 소음으로 중국 잠수함이 은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

전문가들 “미국 핵전력 우세하지만 보강은 필요”

비록 중국에서 새로운 미사일이 개발됐다는 사실에 미국이 경계하고 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전력 우위는 아직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국방 분야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요시하라 도시 선임연구원은 지난 11월 9일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이 미국의 동맹 기반 확장 억제력을 ‘위기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실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기만 해도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 사이가 분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 해군연구소의 온라인 뉴스 및 분석 포탈인 UNSI에 게재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 결과 한국과 일본 등 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은 미국에 확장 억제 수단 배치를 요청했다.

이러한 동맹국들의 요청은 현재의 미국의 해상 및 육상 핵 억제력이 중국과 러시아의 자라나는 패권 야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점을 시사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 전문가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팽창을 각각이 아니라 동시에 억제할 구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이 이러한 사안에 대해 긴급히 움직여야 한다”며 괌에 대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공고히 하고 미국-호주-영국(AUKUS) 기술이전협정에 잠재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도록 해야 하며 미군 자체의 재래식 무기 보유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해 신뢰성 높은 핵 억제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적성국 대비 높은 핵무기 보유량을 유지하고 현재의 3중 핵 공격 체계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의 핵 보유량에 신경 쓰지 않고 핵 억제력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국이 공대지 핵무기의 성능 향상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고 F-35 라이트닝II 합동타격 전투기를 포함해 모든 전폭기가 장거리 타격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B-21 폭격기를 계획보다 많이 생산하고 콜롬비아급 핵잠수함 건조 규모도 늘릴 것을 조언했다.

유타주 오그덴의 힐 공군기지에서 F-35 전투기가 훈련 임무를 위해 이륙하고 있다. 2017.3.15 | George Frey/Getty Images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타이완의 션 청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