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일 하루 신규 확진자만 3700만명…내부 문건

강우찬
2022년 12월 23일 오후 4:2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3일 오후 4:24

국가위생건강위 내부회의서 공개…대만매체 보도
내부 고발자 “경제회복 목적으로 의도적 확산 조장”
상급기관이 지방정부에 “감염 속도 느리다” 질타까지

중국의 중공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감염자가 3700만 명이라고 대만 언론들이 내부 문건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개최한 비공개 코로나19 대응회의에서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누적 확진자를 2억4800만 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중국 공식 인구(작년 말 기준)인 14억1260만 명의 17.56%에 해당한다. 중국이 공식발표한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의 누적 확진자 39만 명의 630배에 달한다.

위건위는 또한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3700만 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그동안 시행한 엄격한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집단면역 형성을 추진 중이지만 의료 시스템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은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1명의 감염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규모 봉쇄를 연이어 시행해왔다. 이로 인해 봉쇄 구역에 갇혀 굶주려 죽는 사람이 발생하고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공장과 상점들은 장기간 문을 닫아 경영난에 빠지거나 폐업했고 중국 경제 침체는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국가에서 물가상승이나 경제활동 위축을 일으켰다.

날로 높아지던 불만 여론은 지난달 24일 19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폭발했다. 봉쇄로 인해 소방차와 구급차 접근이 늦어지고, 출입구가 밖에서 철사로 잠겨 주민들이 탈출하지 못했다는 목격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후 현지 당국이 과실을 인정하는 대신 주민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린 점도 불붙은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작용을 일으켰고, 항의 시위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당국의 억압에 저항하는 ‘백지혁명’으로 번졌다.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했던 중국 공산당 당국도 이번 백지혁명에는 신중하게 반응했다. 중국의 국가적 위상이나 경제력이 높아진 만큼, 국제사회의 예리한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까닭으로 보인다.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발생 약 보름 만인 지난 7일,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방역 규정 10가지를 발표하며 사실상 ‘제로 코로나’를 폐지했다. 곧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의 돌풍이 시작됐다.

약국에는 의약품을 구매하려는 주민들이 몰렸고, 주요 도시 화장장 앞에는 운구차 행렬이 장사진을 쳤다. 일선 의료 현장은 병상과 일손, 의약품이 부족한 가운데 환자들이 들이닥치면서 감염된 의료진도 그대로 투입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중국 문제 전문가 헝허(横河)는 22일 에포크타임스에 “당국은 제로 코로나를 철회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하려 한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 하는 것처럼 취약계층을 보호하면서 진행하려는 의도가 없다”라고 말했다.

헝허는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목적은 일부 사람들을 희생시켜 일상생활을 회복하고 경제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려는 것에 있다”며 경제가 위험한 수준으로 침체되자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로 코로나’와 ‘중국식 위드 코로나’는 국민의 생명이 어떤 손실을 받는 개의치 않고 정권 안정과 그를 뒷받침할 경제력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어느 쪽이든 생명 경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감염 확산을 방조 내지는 조장하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중국 베이징의 한 화장터 앞에 운구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022.12.22 | STF/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한 정부 관계자의 내부 고발에 따르면 장쑤성 우시시 정부는 “감염 확산 속도가 더디다”며 상급기관인 장쑤성 당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장쑤성 당국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한 내부 회의에서는 “내년 3월까지 대부분 사람이 한 번씩 걸리면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정책을 급격히 전환했다. 매우 비인도적인 처사다. 공산당은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완화 이후 감염이 급증하면서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도 의약품과 병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인사와 고위 관리, 전문가, 학자들이 줄줄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룬따파(法輪大法·파룬궁) 창시인 리훙즈 대사(李洪志)는 “현재 ‘중공 바이러스(우한 폐렴)’ 이런 역병은 목적이 있으며 목표를 가지고 온 것”이라며 사악한 중국 공산당의 구성원과 그 협력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 대사는 2020년 3월 발표한 ‘이성’이라는 글에서 “중공사당(中共邪黨)을 멀리하고, 사당(邪黨·사악한 당)을 위해 줄을 서지 말아야 한다”며 “신은 그것의 제거를 시작하려 하는바, 그것을 위해 줄을 서는 자는 모두 도태될 것이다”라며 전 세계인에게 중국 공산당을 멀리하고 악을 멀리하라고 엄숙하게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도 그 위험성과 확산세를 제때에 투명하게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재확산 상황에서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전부터 중국에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감염자 급증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화장장 앞에 대기열이 길게 늘어섰는데도 ‘코로나 사망’이 거의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사망’의 기준도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호흡부전 사망자만으로 슬그머니 변경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토니 블링켄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팬더믹 극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 뤄야, 칭징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