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네덜란드 휴대전화 감청했을 수도”

연합뉴스
2021년 04월 20일 오전 11:4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0일 오전 11:45

네덜란드 최대 이동통신사 KPN 내부보고서
“최대 650만명…총리·중국 반체제인사 겨냥했을 가능성”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네덜란드의 이동통신사 고객들의 휴대전화 통화를 감청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 신문 폴크스크란트는 화웨이가 이동통신사 KPN 이용자들의 통화에 접근해 이를 들여다봤을 수 있다는 KPN의 내부 보고서를 최근 입수해 보도했다.

KPN은 네덜란드의 최대 이동통신사다.

화웨이가 통화에 비밀리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650만명에 이른다고 폴크스크란트는 전했다.

화웨이의 감청 가능성을 제기한 이 보고서는 KPN을 위해 지난 2010년 컨설팅회사 캅페미니가 작성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당시 얀 페터 발케네데 총리나 중국에서 온 반체제인사들의 통화에도 화웨이가 접근했을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KPN은 2009년부터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해 사용해 왔는데, 네덜란드 정보기관 AIVD가 화웨이와 관련해 보안 우려를 제기하자 KPN은 외부 컨설팅업체에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KPN은 화웨이의 자사 고객정보 접근 가능성을 부인했다.

KPN은 관련 보고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화웨이가 고객 정보에 접근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어떤 협력업체도 우리의 시스템과 네트워크에 승인과 통제를 받지 않은 채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도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런 민감한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접수한 이후에도 KPN은 화웨이와 3G와 4G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KPN은 지난해 화웨이를 자사의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하고 스웨덴의 에릭슨을 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