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폭염 한달째…열기에 시멘트 도로 폭발한 곳도

강우찬
2022년 07월 16일 오후 12:26 업데이트: 2022년 07월 16일 오후 1:40

중국에서 폭염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기에 도로가 폭발해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남부 후난성 샹샹(湘乡) 마을에서는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도중 도로가 폭발해 20여m 튀어나가며 온몸에 찰과상을 입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일 이어진 폭염에 시멘트 도로가 팽창하면서 균열이 발생해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상당국은 지난 14일 후난성 등 남부 지역에서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가 넘고 밤에도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고온 현상이 30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윈난성이나 허베이성 등 44도를 넘은 곳도 있었다.

지난 11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고온에 시멘트 포장 도로가 폭발하면서 찰과상을 입은 중국인 남성의 사진이라며 중국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한 사진 | 웨이보

중국 84개 도시에 최고 수준의 기상경보인 고온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상하이는 지난 13일 낮 최고 기온이 40.9도를 기록해 187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신문망은 기온이 40도를 넘어선 것은 지난 149년 동안 15일뿐이었다고 전했다.

동부 저장성 항저우시에서는 고온에 가로수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는 사태가 빚어졌다. 계속되는 폭염에 가로수가 자연발화해서다.

서부 충칭시는 5일 연속 4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박물관 지붕이 흘러내린 사건이 발생했다. 석판 지붕을 지탱하는 접착제가 고온에 녹았기 때문이다.

중부 허난성에서는 뜨거운 햇볕에 쉬창시의 한 도로가 파열됐고 온도계가 폭발한 일도 있었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이 전했다.

주민들은 지난해에도 폭염을 겪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천(陳)모씨는 에포크타임스에 “한낮에는 지면 온도가 60~70도로 달걀이 익을 정도”라고 말했다.

베이징 시민 리(李)모씨는 “베이징도 기온이 40도가 넘었지만 뉴스에서는 34도 안팎이라고 보도했다”며 “올해 고온수당이 인상됐는데, 아마 그 때문에 고의로 온도를 낮게 보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고온수당(高溫津貼)’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고용주는 섭씨 35도 이상 실외공간, 33도 이상 실내공간(사무실 제외)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고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온도 기준과 지급 시기, 금액은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금액은 올해 6월부터 월 300위안(약 5만8천원) 정도로 상향됐다.

무더위에 열사병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7월 들어 저장성, 장쑤성, 쓰촨성 등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입원·사망 사례가 발생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이번 고온현상이 8월 초순까지 최대 한 달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