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층 ‘사회보험료’ 납부 거부 확산…공산당은 ‘노령화’ 국가전략 격상

류지윤
2021년 03월 15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15일 오후 6:24

중국 인구의 노령화가 심각해 사회보험기금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사회보험료 납부 거부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중공)과 정부는 사회보험료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지만, 특히 청년층의 절대다수가 따르지 않고 있다.

중공은 올해 전체회의(양회)에서 심의한 ‘14차 5개년 계획’ 중에서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문제를 국가 전략으로 격상했다. 정년 연장과 함께 이른바 다층적 복수 노령연금 체계를 발전시키겠다며 사회보장 시스템에 더 많은 사람을 포함시키고, 재분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3월 6일, 중공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중국사회과학원 세계 사회보장연구센터 정빙원(鄭秉文) 주임은 현지 언론에 인구 고령화에 따라 중국의 연금제도가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필연적인 추세라고 이야기했다.

중국의 사회보험은 양로보험(국민연금), 의료보험, 실업보험, 공상보험(산재), 생육보험(출산보험) 등 5대 보험으로 구성됐다.

중공 양회 기간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사회보험기금은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버렸고 부족한 금액은 6219억 1700만 위안(약 108조 원)에 달한다.

중국 사회보장기금의 장기 균형 압력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보험 납부 희망자의 대부분은 중∙장년층으로, 청년층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보험기금 납부 거부자 리화(李華∙가명)씨는 “중국에서는 이 보험 저 보험 다 내라고 하는데, 사실상 결국 서민이 뭘 보장받겠나. 교육 쪽으로도 보장이 없고, 노후 쪽으로도, 큰 병에도 없다. 가장 기본적인 공평, 공정도 보장되지 않는데 내가 왜 굳이 그 돈을 써야 하나. 사회보험이니, 의료보험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필요 없다”고 했다.

중국의 사회보험은 15년간 누적 납부해야 정년 이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리씨는 “한 달에 수백 위안을 내고 수십 년이 지나야 정부가 다시 매달 수백 위안을 주는데, 그때 인플레이션으로 위안화가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며 “자신이 저축하면 되는데 굳이 정부에 맡겨둘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은 세금(사회보험) 한 번을 안 내는데 퇴직금은 수천 위안에 달한다. 서민은 얼마나 되나? 그러니까 이건 완전히 돈을 내면 그 돈으로 공무원을 기르고, 공무원 노후도 챙겨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에서 법률 업계에 종사하는 류밍(劉明∙가명)씨는 “중국의 젊은 세대가 사회보험 납부를 꺼리는 것은 민간 부문의 급여 수입이 적은 데다 고용 유동성이 커 사회보험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류씨는 “현재 청년층은, 지금 한창 건장한 나이에 내는 돈은 전부 당장 연금을 받는 노인들을 위한 것이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사회보험 관리에서 허점이 대단히 크고, 이는 상당한 부패와 뒷거래와도 관련된다. 또 하나는 사회보험 혜택이 다른 차원, 다른 등급, 다른 계층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청칭(程清∙가명)씨는 “중공 당국이 사회보험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분명 민간의 이익과 부를 착취해 연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청칭씨는 “중국 언론이 무언가를 홍보하려 하거나 이끌려고 할 때, 보통 그 방향이 반대로 가곤 한다. 그래서 언론이 사회보험 가입의 이런 필요성과 이점을 거론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이 이런 여론몰이의 배후에는 중국 연금에 큰 구멍이 뚫렸거나 심각한 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중국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가 어렵고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장기적으로 국민과 이익을 다투게 되면서 이들이 더욱 사회보험 가입을 꺼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근 20년 동안 교묘한 방법으로 서민들의 재물과 권리를 빼앗는 일이 판을 치고 있다. 가뜩이나 넉넉하지 않은 자신의 생존금을 희생해 정부가 만들어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조했다.

중공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인사부)는 앞으로 5년간 노인 인구가 3억 명을 넘고, 노동 인구가 3500만 명이나 대폭 줄어드는 등, 중국이 ‘점점 늙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이 재촉하는 사회보험금 납부가 공산당과 정부의 정책 실패와 부패로 텅빈 곳간을 국민에게 채우게 하려는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