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강 유역, 기록적 물 부족에 농업 타격 심각

강우찬
2022년 08월 30일 오후 12:47 업데이트: 2022년 08월 30일 오후 12:47

가뭄 심각했던 쓰촨성은 27일부터 폭우

중국은 올여름 창장(長江) 유역이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을 겪으면서 농산물 작황에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가을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폭염은 잦아들기 시작한 가운데, 정부는 농가에 최대한 작물을 다시 심거나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장강 유역은 중국 전체 농업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4억5천만 명의 식량 공급이 달려 있지만 올여름은 70일 넘게 비정상적인 고온과 강수량 부족 사태를 겪었다.

중부 장시성의 포양호(鄱陽湖) 인근 농가는 열흘간의 비 예보에도 가뭄으로 인한 타격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창장과 연결되는 포양호는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농가에 쌀을 수확·저장하고 앞으로 몇 주간 작물 생육 강화책을 마련하라는 긴급 통보를 내렸다. 이미 가뭄으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는 고구마 등 늦가을 작물로 전환할 것을 권장했다.

하지만 전환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현지 농가는 하소연하고 있다. 장시성 성도 난창시 외곽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후바오린(70)씨는 로이터통신에 “땅이 없어 다른 작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씨에 따르면 유채와 참깨 등의 작물 생육 상황은 평년에 비해 극단적으로 나쁘고, 일부 과실은 평소의 3분의 1 크기밖에 자라지 못했다.

근처의 우물은 말라 버렸고 열흘 전쯤 완전히 말라붙은 연못 주위에는 갈 곳을 잃은 거위 떼가 서성거릴 뿐이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발생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산불과도 싸워야 했다.

후씨는 “이걸 보여주려고 일부러 데려온 게 아니다”라며 “어디를 가더라도 다 똑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농업부는 폭염이 가을 곡물 생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리며 지방자치단체에 농업용수 추가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가뭄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쓰촨성은 27일 오후부터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 3600명이 발생하고 주민 4만6천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쓰촨성은 25일 드론을 통한 인공강우 작전을 전개할 정도로 물 부족이 심각했지만, 이틀 만에 폭우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극단적인 기상 상황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