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4분기 순수출 성장기여도 -7.3%…수출 감소가 경제성장률 잠식

크리스 스트리트
2020년 01월 23일 오후 7:59 업데이트: 2020년 01월 24일 오전 3:05

뉴스 분석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순(純)수출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 7.3%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에서 수입분을 뺀 순수출이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었다는 것이다. 분석이 나온 건 마침 중국이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던 시점이었다.

영국의 중국경제연구 싱크탱크인 에노도 이코노믹스(Enodo Econom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경제의 순수출 성장기여도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바닥이었던 금융위기 때부터 2019년 3분기까지, 지난 10년간 중국의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분기당 평균 -0.25%로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미국이 무역관세를 부과해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쟁력을 무너뜨리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에노도 이코노믹스는 지난 10년간 중국의 수출 모멘텀이 주춤했지만 중국의 내수와 투자에 의한 분기별 실질성장률이 평균 8.6%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수출 모멘텀이 크게 약해진 지난해 4분기에도 내수와 투자 부문 실질성장률(13%)이 경제를 이끌면서 경기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 기간에 분기별 성장률은 소매판매는 1.7%에 그쳤고, 자동차 판매는 4.3% 감소했다. 총 고정자산 투자는 87.6%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감세와 규제완화, 내수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지출 8.8% 확대 등 경기부양에 힘썼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공산 독재정부는 수요가 부족하더라도 국영기업에 생산량 증가를 지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철강생산량은 +4.9%로 전분기(-0.3%)에서 플러스로 역전됐다. 산업 생산 역시 +5.3%, 발전 +10.2%로 각각 전분기(+4.3%, +2.2%)에 비해 증가했다.

에노도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숫자들을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은 경제의 성장과 구조적 변화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우려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을 통해 중국은 일정 기간 무역 안정성을 확보하고, 단기적으로나마 미국 지도부와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이번 거래로 중국이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쳐낼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의 무역합의 서명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국주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에노도 이코노믹스는 시 주석이 경제적 지정학적 야망을 이어나가고, 특히 기술면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자급자족을 계속 모색하기 위해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26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을 위한 양국 간 협정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대규모 지적재산 절취, 산업보조금, 국가 주도형 경제계획 등 불공정 경제관행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하며 중국을 겨냥했다.

1단계 무역합의는 공산주의 중국과 민주주의 미국 사이의 무역과 금융에 관한 세계관의 충돌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다. 중국은 오는 2022년 차기 지도부를 구성한다. 에노도 이코노믹스는 2022년까지 중국이 미국과 2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한 확률을 10%로 낮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