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조사 결과, 젊은이 절반 이상 서방 낮춰 봐

최창근
2022년 10월 22일 오후 12:45 업데이트: 2022년 10월 23일 오후 12:32

젊은 중국인의 절반 이상이 서방을 낮춰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산하 여론조사 기관 ‘환구여론조사센터’가 9월 23~30일 1주일에 걸쳐 중국 14~35세 남녀 16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對)서방 인식 조사 결과 서방을 ‘낮춰 본다’는 응답자가 54.6%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해 조사의 41.7%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며 2016년 조사(18.4%)와 비교하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또 서방을 ‘대등하게 본다’는 응답은 39.3%로 지난해의 48.3%에 비해 9%포인트, 2016년의 42.1%에 비해 2.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고 ‘환구시보’는 보도했다.

반면 서방을 ‘우러러 본다’는 응답은 3.9%에 그쳐 지난해 8.1%, 2016년 37.2%에 비해 현격히 떨어졌다.

미국,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7개 국가 중 ‘비호감 국가’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이 72%로 1위, 일본이 70%로 2위에 꼽혔다.

2022년 들어 ‘서방에 대한 인식이 악화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4%로 지난해 조사 때의 40.6%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서방 국가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일부 서방 국가가 중국을 배척 및 억제·억압·적대시한다’, ‘서구 국가는 오만하고 이중 잣대를 보인다’라고 답했다고 환구시보는 보도했다.

30% 이상 응답자는 ‘일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위기에 강력하게 개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꼽았다.

이런 결과에는 점점 심각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 중국 매체들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조치들을 거의 매일 소개한 점과 당국이 애국주의 선전과 교육을 강화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서방과의 이념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과의 문화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떤 서방 국가와 교류 및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럽연합(EU)이 40%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호주(33.1%), 영국(31.7%). 뉴질랜드(28.6%), 캐나다(26.8%), 미국(26.6%)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