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 지역서 무력 충돌, 수십명 사상

최창근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0

국경을 두고 수십 년간 갈등을 지속해 오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다시 한번 유혈 사태를 일으켰다.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 인근 타왕 지역 인도-중국 국경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충돌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12월 9일, 수백 명의 인도군-중국군이 난투극을 벌였다. 중국이 “인도-미국의 합동훈련은 국경합의 위반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 다음 날이다.

인도-중국의 무력 충돌은 2020년 6월, ‘못 박은 몽둥이’ 등을 동원해 백병전을 벌여 양측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지 2년여 만이다.

인도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선제 도발로 충돌이 시작됐다. 1개 대대(大隊) 규모의 병력인 400명 정도의 중국 군인들이 인도의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침범했다. 이에 인도 국경 수비대 군인들이 대응했고 그 과정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전투기, 드론 등을 동원하기도 했으며 인도 공군도 대응 출격했다.

인도 측은 “당시 충돌 현장에 600명 정도의 중국군이 있었으며, 충돌 후 양국 지휘관 간 합의에 의하여 즉시 철수했다.”고 밝혔다.

분쟁이 발생한 타왕 지역은 중국에서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1683년 여섯 번째 달라이 라마(티베트 정교일치 지도자)가 출생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티베트 망명 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반체제 인사’로 간주하기에 타왕 지역에 군부대를 배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타왕(짱난) 지역 영유권을 주장하여 인도 측과 대립하고 있다. 다만 이곳은 인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선 분쟁 역사는 길다. 약 32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양국은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1962년 10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 중인(中印)전쟁 이후 획정한 실질통제선을 경계로 삼고 있다.

이후에도 실질통제선을 둘러싼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인도 동북부 시킴주 도카라에서 73일간 무력 대치를 벌였다.

2020년에는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두 차례 충돌을 벌였다. 5월에는 판공호수, 6월에는 갈완계곡에서 각각 충돌했고 이른바 ‘몽둥이 충돌’ 등 백병전을 벌이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 양국은 핵무기까지 보유한 군사 강국이다. 때문에 전면전 확전을 우려하여 무력 충돌 시에도 몽둥이 등 원시적인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도는 2020년 ‘몽둥이 충돌’ 이후 틱톡 등 수백 개의 중국산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금지했다. 또한 인도에 수입되는 중국산 휴대전화에 대한 보복성 관세도 부과했다.

중국도 자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영향력 확장에 대응한 ‘쿼드 협의체(미국·호주·일본·인도)’에 반발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최근 인도-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강력 반대했고 그 결과 다시금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