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부동산 위기에 최대 464조원 손실 우려”

강우찬
2022년 08월 1일 오후 3:45 업데이트: 2022년 08월 1일 오후 3:45

중국 부동산 위기가 심화하면서 90개 이상 도시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원리금 상환 거부 운동이 벌어져, 중국 은행들이 최대 2조4천억 위안(약 464조5천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분양할 수 있으며, 주택 구매자들은 일반적으로 완공 전부터 구입한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한다.

그러나 주택 경기가 침체하고 중국 공산당의 부동산 투기 규제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아파트 공사 중단이 줄 잇자, 중국 전역에서 수십만 명의 구매자들은 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를 인용해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의 6.4%에 해당하는 2조4천억 위안의 대출금이 상환 중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를 주택담보대출의 최소 7%로 추산했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7월 중순까지 건설 중단된 아파트 단지가 200여 개 이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 수집 채널이 제한돼 있어 실제 규모는 수백 개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27일 S&P는 전국적인 아파트 공사 중단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집값이 내려가면서 올해 중국 부동산 판매가 30% 하락할 수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20%)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 비율이 치솟으면 은행들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게 되고, 이는 주택 구매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영난을 악화하고, 이는 다시 주택 공사 중단으로 이어져 주택 구매자들의 상환 거부를 일으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런던의 시장조사업체 테네오홀딩스에 따르면 중국의 매출액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28곳이 지난 1년 동안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거나 채권단과 채무 상환 연장 협상을 벌였다.

홍콩대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첸즈우(陳志武) 교수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은행들이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첸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구매자와 아파트 공사를 중단한 부동산 개발업체 사이에 은행들이 끼어 있다”며 “부동산 개발업체가 아파트 공사를 끝내도록 돕지 않는다면 은행들은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이 중국 경제의 25~30%를 차지하며 내수경제의 중요 축을 구성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재정수익 대부분을 토지사용권 임대 이익으로 얻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경기와 직결돼 있다.

중국 은행들도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다. 중국 은행들의 대출 구조를 살펴보면 다른 업종보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6월 말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53조1100억 위안(약 1경256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인 대상 주택담보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38조8600억 위안(약 7500조원)이며 개발업자 대출은 12조4900억 위안(약 241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다.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2조9천억 위안(약 560조135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653억 위안(약 12조 6133억원) 늘어나며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