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양어선에서 외국인 선원 노예처럼 부려먹다 병들면 바다에 버린다”

김연진
2020년 05월 7일 오전 9: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6

중국 어선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인권 침해 실태가 폭로됐다.

이 배에서는 외국인 선원들이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있었고, 병들어 숨지면 바다에 버려진다는 믿지 못할 증언도 나왔다.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는 중국 원양어선에서 발생한 죽음, 그리고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며 국제적인 공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원양어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한 틈을 타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탈출해 한국 정부와 MBC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MBC ‘뉴스데스크’

이들은 매체에 직접 영상과 증거를 제시했는데, 매체는 “증거를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증거 영상에는 중국 선원들이 숨진 인도네시아 선원을 관에 담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날만 3명이 바다에 수장(水葬)됐다고.

선원들의 서약서에는 “사망할 경우, 화장한 뒤 본국으로 보내준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숨진 선원들의 시신이 바다에 그대로 버려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하루에 18시간씩 일하고, 13개월간 고작 120달러(한화 약 14만원)를 받았다. 월급으로 치면 1만원 남짓.

MBC ‘뉴스데스크’

인도네시아 선원 A씨는 “30시간 내내 작업을 할 때도 있었다. 밥 먹을 때 말고는 앉아서 쉴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선원 B씨는 “숨진 동료들은 처음에 다리에 마비 증상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더니 몸 전체가 붓고, 점점 숨쉬기도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선원들은 문제의 중국 원양어선이 참치잡이 배였지만, 수시로 상어를 불법 포획해 샥스핀(상어 지느러미)을 모았다고 폭로했다. 그렇게 모은 샥스핀만 800kg으로 추정된다.

환경단체 측은 중국 원양어선이 불법 조업의 실태가 탄로 날까 봐 선원들이 숨져도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조업을 계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공익인권법인은 중국 원양어선에서 숨진 선원들의 사건을 조사하며 해당 사실을 해경 측에 알리고,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강제노역, 성착취 등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국제의정서에 비준했기 때문에 이를 수사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중국 어선이 공해상으로 나가버리면서 해경은 더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부산에 격리된 나머지 선원들은 “중국 어선의 인권 침해 실태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한국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