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법 장기 이식 수술 여전해

2009년 08월 26일 오후 2:04 업데이트: 2020년 07월 24일 오전 11:47

2006년 11월 이후 중공 당국이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관광객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G대 병원 원무과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H씨는 중국 원정 장기 이식 브로커가 여전히 한국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알려왔다. H씨가 알려준 모 포털 사이트 카페에는 브로커 K씨의 연락처와 함께, 장기 이식 병원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실려 있었다. K씨는 2007년 2월부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11월 중공 위생부는 외국인 관광객의 장기 이식 금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K씨는 “현지에서 기술적으로 다 해결해 줄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 환자들이 중국 현지인의 명의를 빌려 수술을 받는 것은 이미 여러 언론의 보도로 알려진 사실이다.

제보자가 장기의 출처에 대해 묻자, K씨는 “한국의 인터넷에서 사형수 장기다, 뭐다 말이 많던데 다 말장난이다. 병원에서 알아서 준비해주니 걱정하지 말라”로 대답했다.

K씨는 간장과 신장 이식의 경우 살아 있는 기증자의 장기의 일부분을 적출해서 이식하는 방법과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심장과 폐장의 경우 뇌사자의 장기 전체를 드러내 이식한다고 설명했다. K씨는 중국 현지 병원이 “장기를 구매한다”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K씨는 간장 이식은 10만 달러, 신장이식은 6만 달러 선이라고 밝혔다. 환율이 오르고 장기 수급 문제로 가격이 좀 올랐다고 한다. 이 비용에는 체류 비용과 수술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K씨는 베이징 309인민해방군병원 등 국영 병원의 기술이 뛰어나다고 추천하면서 상하이와 장춘 등 곳곳에 거래하는 병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장기 이식 절차는 다음과 같다. 한국에서 환자의 진단 자료와 병력을 중국으로 전달하면 검토를 거친 후 장기 확보에 들어간다. 수술할 병원이 정해지면 중국에 입국해 2~3일간 정밀 검사를 다시 받는다. 장기가 확보되면 수술을 거친 후 수일간 회복 기간을 거친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간장과 신장의 경우 1주일에서 20일 내에 원하는 장기를 찾을 수 있으며, 적출과 동시에 생명이 중단되는 심장과 폐장은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운이 좋을 경우 열흘 안에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국 굴지의 S병원, K대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주로 중국으로 소개해 줬다면서, 제보자에게도 알선료를 제안하며 환자 유치를 부탁하는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기증도 아니고 사형수도 아니라면 누구?

본보는 2007년 11월에도 “다시 고개드는 원정 장기 이식”이라는 기사에서 장기 이식 브로커의 행태를 고발한 바 있다. 브로커 K씨의 말과는 달리 당시 수술 비용과 현재 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내 매년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장기 이식 수요자와 한국과 일본 등 각지의 장기 이식 대기 환자의 수요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장기 공급이 3년 전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려준다.

최근 중공 위생부가 주최한 장기 이식 학술 심포지엄에 참가한 화중과기대 천중화(陳忠華) 교수는 “매년 중국 전체를 통틀어 장기 제공자는 30명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연례보고에 따르면 중국에 2000년~2005년 사이에 처형된 사형수는 평균 1618명이라고 보고했다. 실제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장기 이식 수술이 매년 2만 건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식에 사용된 장기의 절대 다수는 출처가 공식적으로 “불분명”하다.

지난 5월 에드워드 맥밀란 스콧 유럽 의회 부의장이 영국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잃어버린 신중국”의 저자인 에단 구트만은 “분석 결과 8만 7천명 이상의 파룬궁 수련자가 장기를 적출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7월 전 캐나다 아·태 담당 국무지원장관인 데이비드 킬고어와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는 “중국 파룬궁수련자 장기적출의혹 조사보고서”를 발표해 중국 노동 교양소와 36개 비밀 수용소에서 파룬궁 수련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장기를 적출당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보고서는 1999년 파룬궁 탄압 이후 중국에서 비약적으로 장기 이식 수술이 급증했다면서, 중국 현지인들의 증언과 장기 이식 관계자와 통화를 증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