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건당국, 당초 부인했던 무증상 감염자 위험 “이제 보고할 것”

하석원
2020년 04월 2일 오전 10:01 업데이트: 2020년 04월 2일 오전 10:01

중국 정부가 4월 1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사례를 공식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애초에 무증상 감염자가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던 것을 뒤엎는 조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월 31일 웹사이트에 “역학조사 과정에서 무증상 보균자가 집단 감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무증상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공식 인정한 것이다.

무증상자는 핵산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도 발열, 기침, 인후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위건위는 3월 30일까지 무증상 보균자가 1541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중국 시사문제 해설가들은 실제 숫자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건위는 성명서에서 무증상 보균자들이 통증이 없어 스스로 확인이 어렵고, 핵산 검사나 혈액 검사만으로도 쉽게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증상 보균자들은 주로 확진자와 가까이 접촉했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 확진자에게 노출됐거나, 최근 발병이 심각한 국가나 후베이성에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대규모 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잠재적인 무증상 감염자들이 있다고도 시인했다.

창지러(常繼樂) 중국 위건위 질병국장은 31일 우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국이 새로운 무증상 보균자와 이전 감염의 진행 상황을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먼저 심각한 피해 발생 지역에서 샘플을 채취해 무증상 보균자들을 조사하고 역학 분석을 할 계획이다.

실제 숫자

기존에 중국 정부는 무증상 보균자를 전체 감염자 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새로운 바이러스와 증상이 일치하고 폐가 손상됐거나, 핵산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온 환자 역시 제외했다.

미국의 탕징위안 중국 문제 전문가는 위건위의 발표에 관해 중국이 그러한 사례를 더는 무시할 수 없고 더 이상 대형 발병을 감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공식 수치가 축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 무증상 감염자가 최소 10만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공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8만2000명 이상이라고 중국당국은 공식 발표했다.

우한 화중 과학 기술대학의 우탕춘 공중 보건 전문가는 우한의 사례를 조사한 새로운 연구를 주도했다. 이 연구는 아직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으며, 공식 발표 전이다.

우 교수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와 인터뷰에서 “가장 적게 추정해도 감염자 중 최소한 59%가 검사받지 않고 외부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공식 수치는 전체 감염자의 41% 정도에 해당한다. 무증상 보균자는 약 11만8천명으로 추정했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 대부분은 가벼운 증상이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재미 중국문제전문가 탕징위안은 “중국 정부가 모든 사업체가 생산 활동을 재개하도록 하기 위해 국내 감염을 더 이상 보고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공식 수치를 믿고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또 다른 대규모 감염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러한 이유로 중국 당국이 돌연 무증상 보균자를 보고하기로 선회했다고 탕징위안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