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 완화 전부터 병원 내 코로나 만연” RFA

강우찬
2022년 12월 26일 오후 7:1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7:15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를 철회하기 이전에 병의원 내에서 대규모 감염이 확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익명의 중국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 이전부터수도 베이징의 병의원과 요양원 등 의료기관 전반에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번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요양 중이던 자신의 가족이 감염됐지만 당시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기간이라 퇴원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에 병을 퍼뜨릴 수 있다는 이유였을 것으로 이 관계자는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병원 측이 ‘제로 코로나’ 정책 위반이 두려워 보건당국에 코로나19 발생을 보고할 수 없었기에 감염자들에게 ‘요로 감염’, ‘원인불명 발열’ 등의 진단을 내렸으며, 자신의 가족도 요로 감염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 관계자의 가족은 20차 당대회가 끝난 뒤에야 퇴원해 베이징의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어 회복하지 못하고 몇 개 병원을 전전하다 숨을 거뒀다. 사인은 요로 감염으로 기록됐다.

이 관계자는 공산당 고위 간부였지만 숨진 자신의 가족을 화장하기 위해 5일을 기다려야 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 탕징위안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은 당 대회 이전부터 병원마다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 전염이 심각했고 12월부터는 거의 통제 불능상태였다”며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당국에 의해 철저히 은폐됐다”고 말했다.

현재 베이징의 화장장 앞에 늘어선 긴 대기줄이 이미 12월 초부터 병원 내에서 늘어나고 있던 위독환자들이 숨을 거두면서 예고됐던 일이라는 것이다.

탕징위안은 “감추지 말아야 할 중대한 사건도 감추고 거짓말 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늘 해오던 일”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그렇게 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봉쇄된 아파트 단지에서 조명이 꺼진 한밤중에 방역당국이 시체를 수거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며 “소설에서도 나오지 못할 상상 초월 사건들이 지금 베이징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탕징위안에 따르면, 베이징의 화장장 대기시간은 3~5일 혹은 그 이상이지만 그마저도 ‘뒷돈’을 줘야 가능한 일이다.

그는 “현지인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현재 어떤 화장장 대기시간은 한 달 이상이며, 3만 위안(약 550만원)의 급행료를 쥐어줘야 그나마 3~5일 정도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넘쳐나는 시신을 처리할 수 없어 파티션으로 가려 놓고 진료를 보는 응급실 장면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유됐다. 이곳은 고급 주택가가 위치한 베이징 차오양구의 추이양류(垂柳楊) 병원 응급실로 알려졌다.

베이징 중일(中日)우호병원에서는 영안실 사체냉동고가 포화돼 20여 구의 시신이 바닥에 방치된 모습이 포착됐고, 허난성의 한 화장터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바닥에 시신이 널린 장면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