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몰려드는 핫머니에 경제위기 가능성

2008년 07월 31일 오전 11:49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오후 2:59

현재 중국경제는 급격한 주식시장의 하락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화,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미미한 올림픽 특수 등 지속적인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핫머니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폭발적으로 늘어나 4월과 5월에만 1150억 달러(116조 원)가 증가했고, 현재 총 외환보유액은 1조 8천억 달러(1815조 원)에 달한다. 중공 중앙은행이 관리통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지만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과도한 핫머니 유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중국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톤 앤 매카시 리서치의 로건 라이트(Logan Wright) 애널리스트는 “1월부터 5월 중 국제 핫머니가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중국”이라고 밝혔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무역흑자는 780억 달러였지만, 중국으로 유입된 핫머니는 1500억 달러에서 1700억 달러에 달했다. 베이징대 금융학과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 교수도 “상반기 중국으로 들어온 투기자금은 2천억 달러를 넘으며, 그중 절반이 외국인 직접투자(FDI)방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입했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제한한도를 훨씬 초과한 액수다. 이외에도 무허가 외환딜러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핫머니가 중국에 미친 영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은행 국제금융부 탄야링(譚雅玲) 애널리스트는 “핫머니는 중국 증시의 비정상적 하락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라며 핫머니의 폐해를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핫머니를 중국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으며, “투기자금 유입 통제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은 큰 효과가 없으며, 추후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핫머니가 중국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달러와 위안화 간의 금리차이와 위안화 절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현재 위안화 1년 만기 채권금리는 미 달러보다 1.7%포인트 정도 높다. 금리차익을 노린 중국 기업들은 달러를 대규모 차입, 위안화로 바꾼 후 투자하고 있다. 올 5월까지 외화대출은 작년 동기간보다 1천억 달러가 상승한 274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작년 대비 55% 상승했다. 작년 대출 상승률은 12%였다. 중국은행들도 기업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달러를 끌어들이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달러를 대규모 차입하는 동시에, 위안화를 대량으로 사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중국 실제 이자율이 -4%포인트이고, 작년 말부터 예금총액 제한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위안화 사재기 열풍은 막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전반기 5개월 동안 중국 기업의 위안화 예금은 23.3% 증가해 최고점을 경신했다. 작년 연 성장률이 20%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증가세이다.

이에 대해 중공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핫머니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위안화를 대폭 절상해 투기심리를 잠재우고, 중앙은행에 금리상승의 여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안화를 한 번에 절상시키는 것은 중국 수출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베이징 당국이 실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당국이 지금과 같은 완만한 환율인상정책을 고수할 경우, 중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국제 핫머니의 위협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