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이멍구에도 ICBM 사일로 건설…“핵전력 증강 속도 위협적”

스투 스워르크(Stu Cvrk)
2021년 09월 2일 오전 11:23 업데이트: 2023년 01월 3일 오전 9:24

미국 공군대학 산하 중국 항공 우주연구소는 최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어얼둬쓰시(鄂爾多斯) 항진치(杭錦旗)에 위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일로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 사일로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관영매체에서 보도한 신장, 간쑤성에 이은 세 번째 사일로다. 앞서 보도된 2곳만 해도 200여곳이 넘는데, 네이멍구 사일로 역시 30여기에 이른다.

미국 3대 핵전력을 총괄하는 전략사령부의 찰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은 핵미사일, 핵탄두, 핵 지휘·통제 인프라의 생산과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전례 없는 ‘핵돌파’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군사매체 ‘아메리칸 밀리터리 뉴스’에 따르면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 핵전력의 몇 가지 주요 진전을 밝혔다.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개량, 육상기동형 ICBM 발사장치 개발, 중국의 DF-26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유도탄(SLBM)인 JL(巨浪)-3을 탑재할 수 있는 094형 잠수함 등이다.

또한 중국은 더 많은 핵전력을 전시대비 상태로 전환했으며, 일부는 조기 경보 발사 또는 지휘 발사 상태로 배치했다.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핵전력을 늘렸다는 것이다.

중국의 핵전력 강화 규모와 속도에 대해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발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moment)’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스푸트니크는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첫 인공위성이다.

당시 우주항공, 인공위성 분야에서 소련에 뒤처졌다는 사실은 미국에 엄청난 충격이 됐고, 이는 미국과 소련 간의 우주 경쟁을 촉발했다. 스푸트니크 충격은 다른 국가에 뒤처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의 각성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사일 사일로 건설이 밝혀진 신장과 간쑤성, 네이멍구 등 총 3곳과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의 탄도미사일 작전대대 전력을 더하면 중국이 보유한 육상기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치 수량은 현재 미국이 배치 중인 LGM-30 ICBM 미니트맨 발사장치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가 작년 9월 의회에 제출한 ‘2020년 중국 군사력보고서’에서 확인된 최소 2척의 096형 탄도미사일 핵잠수함과 H-20 스텔스 폭격기 20대로 추정되는 대대를 합하면, 향후 중국의 전략적 핵 탑재시스템 보유량은 미국과 러시아의 보유량과 비슷해질 수 있다.

중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ICBM 전력 보유량이 0(제로)이었으나, 불과 40년 만에 미국과 비슷한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심지어 7년 전인 2015년까지도 중국은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50~60기 밖에 없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국 미니트맨은 즉시 발사가 가능하지만, 액체연료는 주입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는 핵군축 조약인 ‘뉴스타트’(New Start)’에 따라 핵무기 보유량에 제한을 받지만 중국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 러 양국은 올해 2월 뉴스타트 조약을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은 미국과 무기 양자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핵 의도가 ‘최소한의 억제력’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기존 핵무기 정책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여겨왔으나, 2015년부터 최소한의 억제력에서 제한적 억제력으로 정책을 변경했을 것으로 추측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중국은 그 사이 육상기지·잠수함·공중 발사로 구축된 핵전력 삼위일체화 등 전략적 핵전력 건설을 집행해왔으며, 2015년의 마지막 날 인민해방군 로켓군을 창설했다.

중국은 미국에 수십 년간 도전해오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이런 의사를 부인해왔으며, 군사 외에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책략을 동원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 진짜 목적은 미·러와 핵전력과 기술, 미사일 전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 전력은 과거 소련 기술을 바탕으로 개조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미국과 비슷한 현대화를 이뤄냈다. 놀라운 속도와 규모다.

만약 중국이 뇌물·절도·스파이 침투로 서방의 기술을 획득하지 않고, 자체 기술만으로 연구개발·테스트·평가했다면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고체연료 미사일 설계에만 수십 년이 필요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는 차이나게이트(Chinagate)가 발생했다. 중국은 미국 정계와 재게 인사들에게 뇌물공세를 퍼부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기록된 이 사건은 핵미사일, 인공위성 등 미국이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을 중국에 넘겨준 참사였으며, 1996년 클린턴-고어 대선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기부금 모금과 관련됐다.

빌 클린턴 행정부 기간 중국은 다양한 혜택을 얻었는데, 단순한 이익 차원이 아니었다.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를 맺고 각종 기술 이전의 토대를 마련했고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으로 이전시켜 정밀기기 제조와 볼 베어링 생산 등 기초 능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는 최혜국 대우 심사권을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이관한 ‘행정명령 12850호’의 실행 결과다.

또한 △첨단 미사일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상실했고 △위성 발사 면제권을 줘 중국인이 ‘로랄(Loral) 스페이스 앤드 커뮤니케이션’의 위성을 발사하도록 허용해 한 세대만에 중국이 미사일과 위성발사에서 미국과 대등한 기술을 확보하도록 했다.

위에서 언급한 각종 약탈 외에도 중국은 ‘천인계획’을 실행하여 각종 간첩 활동과 기술 절도 행위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 하이테크 대학에 서방국가 과학자·엔지니어·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은 중국 교육부와 국가안전부의 통제 아래 조직적으로 학술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천인계획마저도 중국 산업 스파이 활동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윌리엄 하나스가 공저자로 발간한 2013년 책 ‘중국 산업 스파이’(Chinese Industrial Espionage)에서는 중국의 군사기술 절도와 기술이전을 상세히 분석했다.

‘(중국의) 기술획득과 군사 현대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는 중국의 기술 절도를 △다국적 기업의 중국 내 국제 연구 개발(R&D) △국가기술 이전 센터 설립 △미국에 설치된 중국 민간기관 활동 △외국 최고 전문가의 중국 내 고용(천인계획) △귀국한 유학생, 교환학자 감시 및 이용 △외국 거주 중국인의 공헌 △공개된 출처를 상대로 한 정보 수집(OSINT) 등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중국의 정보수집 활동 실적은 리처드 전략사령관이 지적한 중국 핵전력의 급속한 증강으로 증명됐다.

중국의 첨단 기술의 신속한 획득, 재설계, 통합 등 방식으로 핵기술을 첨단 무기, 미사일, 지휘·통제 시스템에 통합했다. 중국은 절도, 뇌물, 직접 구매 등 수단으로 미국을 포함해 각국의 첨단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다.

핵전력을 신속하게 발전시키고 있는 호전적인 독재정권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의 선택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