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속거래소 70억 달러 폰지사기 ‘빙산의 일각’

FAN YU
2015년 10월 6일 오후 4:39 업데이트: 2019년 10월 24일 오후 2:21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지난주 베이징과 상하이에 모여 당국이 비철금속거래소의 수십억 달러 사기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로부터 아무런 반응도 이끌어 내지 못했으며 몇 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다.

그러한 항의는 곳곳에서 일어났다. 대체투자, 투기적 자산노출을 한 중국 투자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공적인 증권시장 투자와는 달리 정부의 개입 희망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시위대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바로 윈난성 남서쪽에 위치한 쿤밍시의 판야 금속거래소이다.

이 거래소는 인증받은 곳이고 지방정부가 감독했다. 인디움, 비스무스, 안티모니, 테르비움 등 14종의 비철금속을 취급한다.

판야는 13.7%에 이르는 고정수익에 원금을 보장하는 “리진바오”라고 이름 붙인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금융뉴스 웹사이트 차이신에 따르면, 판야는 지난 7월 22만 명으로부터 모은 거의 430억 위안(67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동결하고 투자자의 예금인출을 정지 시켰다.

시위대는 판야가 폰지사기 행위를 했다고 한다.

희토류

거래소는 금속을 담보로 금속거래상들에게 투자자들이 대출해주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담보용 금속은 거래상들이 판야에 관리를 맡기고 관리비를 지불한 금속이다. 이론적으로, 대부분의 원자재와 금속들이 자주 거래가 이루어지는 동안은 이것이 작동될 수 있다.

그러나 판야의 비즈니스를 한번 들여다보면 명백한 의문이 생긴다.

판야가 다루는 금속은 생산량도 희귀하지만 사용되는 곳도 희귀한 금속이다. 인디움은 아연원석의 부산물이다. LCD 화면생산에 소량 사용된다. 판야는 3,740톤 이상의 인디움을 저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 국제적 연간수요의 몇 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누가 과연 이자와 마진 13.7%를 커버할 정도로 많은 돈을 거래소에 지불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누가 판야로 하여금 그렇게 많은 양의 희토류를 저장하라고 했는지 헤아리기 또한 어렵다. 판야는 그만한 물량을 소화할 인디움 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재고(투자자의 담보물)는 완전히 유동성이 없었다. 수익이 합법적이라 해도, 어느 정도 크기의 예금 인출 요청이 있으면 ,즉각 유동성 위기가 촉발될 상황인 것이다

판야가 이자율을 감당하고 투자자 원금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논리적인 방법은,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투자자에게 갚는 데 이용하는 것뿐이다. 실질적으로는 폰지사기인 것이다.

의문스런 수익

지난주 어떤 시위자는 은행대출과 신용카드대출로 1백만 위안 가치의 리진바오를 판야에서 구매했다고 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자신의 평생 저축을 이 잘 알려지지도 않은 금속에 쏟아 부은 것은 왜일까?

그에 대한 답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공산당이 진행해온 부채(빚)를 부채질하는 경제정책에 있다. 당국은 예금이자율은 인위적으로 낮춰놓고, 개인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막았다.

이 모든 정책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부동산을 사고, 인프라 펀드에 투자하며, 국내증시에 참여하도록 몰아갔다. 이들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고, 가치가 부풀려지자 투자자들은 점점 더 희토류 파생상품 같은 불투명하고, 리스키한 자산에 도박을 걸기 시작했다.

빙산의 일각

투자자들에게는 불행하게도, 판야 같은 거래소는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가운데, 다양한 지역 매체들이 증감위 내부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증감위는 지역적인 라이선스를 받은 판야에 대해서는 관할권조차 없다고 한다.

증권과 선물이 증감위의 통제 아래 있는 반면 현물거래는 상무부 영역이다. 이들 소위 현물거래소는 계약 체결과 원자재 현물거래에 기초한 복잡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어 규제불확실성이 큰 영역이 되었다. 증권관련 변호사 겅슈앙이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결국 현재는 상무부도 증감위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지방정부가 도와주고 부추겨온 운영방식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했다. 판야 같은 회사는 지방정부에 세금을 내고 GDP 숫자를 올려주기에 지방정부 관리들에게는 요긴하다. “판야는 중국증감위의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운영을 해왔다. 지방정부의 지원 때문이다.” 중국증감위의 직원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정한 말이다.

윈난성의 재정국 책임자 류광시는 판야 칭찬에 열을 올렸다. “정부 담당부서의 통계에 따르면, 판야는 3억 6천만위안의 직접세와 6억7천만위안의 간접세를 냈다. 합쳐서 거의 11억위안에 달하는 세금을 국가에 냈다.” 그가 7월 9일 한 행사에서 말한 것으로 판야 웹사이트에 실려 있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판야를 지지한다.”고 했다.

당국의 지원 없이 몇몇 투자자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8월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화 한 판야 투자자들이 판야 창립자인 샨쥬리앵을 직접 만나 체포하기 위해 상하이에 모였다. 호텔문을 나서는 샨을 붙잡아 지방경찰에 인계했으나 얼마 후 그는 석방되었다.

중국 금융파생상품 투자연구기구는 나라 전역에 400개의 유사한 거래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의 총자산규모는 1조위안(1,5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수치는 앞으로 더 많은 금융상, 사회상의 대격변이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유사한 사태가 온 나라에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면 상무부 당국이나 증감위가 상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