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매체 “파이브 아이즈는 냉전시대 산물” 비난

중국의 서방 침투는 날조

최창근
2022년 06월 21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2년 10월 21일 오전 11:25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영문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 공유 동맹)’ 회원국이 중국의 서방 정치 침투 관련 루머를 날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6월 19일 자 사설을 통하여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 서방 국가에 정치적으로 침투하기 위한 중국의 행보와 관련한 증거를 수집·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환구시보가 단독 입수한 정보임을 강조하며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의 서방 침투 관련 증거를 수집·조작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하여 ‘서방정치 침투설’을 조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들이 제기하는 코로나19 중국 기원설 , 신장위구르자치구·홍콩특별행정구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지난날 비밀 첩보·정보 동맹에서 유래한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에 대한 무분별한 공포심에 기반하여 가증스러운 수법을 사용하는 동맹체로 변화 중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해당 사설은 파이브 아이즈가 지난 미소 냉전 시대 소련과 공산주의 동맹국을 감시하는 역할에서 출발한 점을 언급하며 냉전 종식 후 ‘표적’을 잃은 동맹체는 해체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되살아났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대(對)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전 세계를 앵글로색슨족 국가와 비(非)앵글로색슨족 국가로 양분하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한 스파이 활동을 벌여 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격심해지는 미중 패권 전쟁 국면에서 ‘대중국 탄압’이라는 전략적 필요성에 의하여 파이브 아이즈는 다시 한번 ‘중국의 위협’을 빌미로 정보 공유 동맹체에서 반중 정책 조율을 전담하는 ‘정보사령부’로 역할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안보 수호’ 명목으로 결성된 정보 공유 동맹이 다른 나라 기업, 그중에서도 중국의 첨단 IT기업들을 증거 없이 비방한다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 사설은 호주를 비롯한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의 정보기관이 해당 국가 내 중국인 커뮤니티를 탄압하고 주재국 중국인들에게 ‘스파이’가 되도록 강요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홍콩 주재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총영사관이 ‘중국 체제 전복을 위한 총사령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의 세계 각국 침투 사례를 다룬 책 ‘보이지 않는 손’

글에서는 또, 파이브 아이즈는 명백한 인종 차별 성격을 지닌 ‘조폭 집단’이며 중국에 대한 적개심과 근거 없는 불안은 백인 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 차별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영국과, 영국을 식민모국으로 하는 미국, 캐나나,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은 영국 식민지화와 그에 따른 앵글로색슨 문명의 우월감에 기반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들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중국인의 삶이 개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명목상 ‘다섯 개의 눈’이지만 실상은 ‘외눈’인 미국에 의지하고 명령을 받고 있으며 파이브 아이즈 내부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절대다수는 워싱턴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사설은 ‘가상의 적’을 만드는 것은 미국 대외 전략의 특징이며 미국 정보 기관이 적을 만들고 적을 상대로 한 전략을 시행하는 데 있어 ‘편집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 정보기관은 미국 외교 전략을 압살했고 미국은 ‘중국이 서방에 정치적으로 침투했다’고 중국을 비방하기 위하여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을 선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 9월, 방한했던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당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파이브 아이즈는 냉전 시대의 산물이며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하며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 가능성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으로서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산권과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정을 맺은 것이 시초다. 2010년대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자 미국은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를 더 가담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의 사이버 정보전에 대항하기 위해서 백악관 행정명령 13873호을 발동하면서 주요 동맹국들에 파이브 체제 동참을 계속 요구해왔다. 2019년 들어서 기존 파이브 아이즈 5개국에 프랑스, 독일, 일본이 참여한 파이즈 아이즈+3 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해서 중국의 사이버 공격 및 불법 정보수집에 대한 기밀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속에서 중국 공산당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속적으로 파이브 아이즈를 비난하는 글을 게재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