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불법유통시킨 중국인 일당 체포

보웬 샤오
2019년 10월 11일 오후 2:5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6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남용으로 인한 사망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펜타닐을 불법 유통시킨 중국인들이 체포됐다.

미 당국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불법으로 미국으로 밀반입·유통시킨 혐의로 중국인 3명을 체포·기소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더야오첸, 귀춘첸, 량투판 등 3명은 지난 2016년부터 1년간 중국에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합성 오피오이드 제품을 판매했으며, 이 중 일부를 미국에 불법 반입·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죄가 확정되면 종신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더야오첸 등이 유통시킨 합성 오피오이드 제품은 중독성이 강해, 이를 복용한 일리노이주 등 4개 지역 미국인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이트를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다른 사이트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했으며, 결제완료된 제품은 미국 현지 배달원을 거쳐 우편 서비스로 전달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현지 배달원은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지방 보안관으로 1년 동안 불법물품 약 2900건을 배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배달원은 체포돼 유죄가 확정된 상태다.

중국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법·불법 펜타닐의 최대 공급처다. 미국의 대표적 민간연구기관 랜드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세관 등이 압수한 펜타닐의 70%가 국제우편을 통해 우송됐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발 항공우편물이었다.

필라델피아 연방검사실 윌리엄 맥스웨인 연방검사는 “중국은 선전포고도 없이 미국의 생활 속에 침투해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게 틀림없다. 중국은 오늘날 미국 시장에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펜타닐과 다른 합성 오피오이드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마약을 무기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러 전문가 제프 나이퀴스트는 ‘부패’를 꼽았다. “공산당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람들을 마약중독에 빠뜨리려는 게 최대 목적은 아니다. 큰돈을 벌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뇌물로 사용한다”고 그는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했다.

화학약품을 이용한 합성 펜타닐은 제조비용이 저렴하다.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3천 달러를 들여 150만 달러를 거둬들일 수 있다. 수익률이 무려 500배다.

나이퀴스트는 “(미국) 청소년들이 마약을 한다고 중국이 눈 하나 깜짝하겠는가. 은행, 보안관, 정보기관, 정치인의 비리를 포착하더라도 그런 돈벌이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마약의 무기화를 일종의 공격 전술로 여기고 있다. 1999년 중국에서 출간된 화제작 ‘초한전(超限戰)’에서는 테러, 생화학무기와 함께 마약을 이용한 공격을 전술로 소개하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는 전쟁’을 뜻하는 초한전은 인민해방군 공군 대교(大校·대령)인 차오량(喬良)과 왕샹쑤이(王湘穗)가 공동 집필하고 해방군 문예출판사가 발간했다.

펜타닐의 미국 밀반입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세관 통계자료에서, 불법 펜타닐 압수량은 2013년 약 1kg에서 2018년 약 1000kg로 폭증했다. 경찰의 압수건수도 2013년 약 천건에서 2017년 5만9천건으로 50배 이상 늘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이 미국 내 펜타닐의 주된 수입원이라는 지적을 부인해왔지만, 중국 마약단속위원회의 류웨진 부대표는 지난달 “불법 펜타닐 생산을 추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난한 바 있다.

미 육군 전략연구소 부교수 로버트 벙커 박사는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기소는 중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악한 행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벙커 박사는 “우리는 목욕용 소금과 펜타닐이 중국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으로 직접 판매되는 것을 여러 해 걸쳐 자주 목격했다. 현시점에서 볼 때 중국 공산당 정권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음을 확신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은 지난 2017년 펜타닐 등 유독성 약물을 미국에 대량 유통시키려던 중국인을 처음으로 기소한 이후 2018년 4월과 8월 총 6명의 중국인을 펜타닐 및 마약 불법 유통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중국발 펜타닐의 유입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8년 미중 경제안전검토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느슨한 제약·화학생산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벙커 박사는 “많은 신문과 방송이 중국 정권의 분노를 피하고자 중국과 펜타닐 밀반입의 관련성에 대한 보도를 꺼리고 있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