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비핵화 방해” 폼페이오, 국제회의서 발언

한동훈
2022년 07월 19일 오후 7:20 업데이트: 2022년 07월 19일 오후 7:20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13~14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ALC)’의 첫날 화상 인터뷰에서 “베이징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는 중국 공산당에 있어 “북한은 안보 완충지대”이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미국은 방어를 위해 자원을 투입해야 하므로 중국 공산당에 대한 안보 위협이 상대적으로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며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면담한 폼페이오는 매번 회담을 마치고 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과 동행하면 안 된다며 북한이 미국에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김 위원장을 “빈틈없는 인물”로 평가하며 그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는 일에 관심이 많았으나 중국 공산당이 미-북한 간 외교 협상에 직접 개입해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소식통을 통해 ‘시진핑이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를 알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2018년 5월 10일 보도했다. 두 사람이 밝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 노동신문=연합뉴스

폼페이오의 발언은 중국 공산당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베이징은 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비핵화를 실현할 것을 항상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지난달 장쥔 대사가 “(북한) 비핵화는 중국의 핵심 목표 중 하나”라며 “우리는 또 다른 (핵)실험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반복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5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한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 주도의 안보리 결의에 러시아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했다.

폼페이오는 김 위원장 자신은 미국이 제시하는 길이 옳다고 믿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진핑이 그를 조종하고 있다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 핵무기 프로그램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가운데 폼페이오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는 세계의 정치 지도자, 기업인, 석학들이 한곳에 모여 현대 사회가 직면한 주요 이슈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매년 한국 조선일보가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