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망이 세계 안보 위협” 캐나다 국방장관

한동훈
2022년 11월 23일 오전 11:38 업데이트: 2022년 11월 23일 오전 11:39

캐나다, 중국 맞서 인도·태평양 군사배치 증강 시사

캐나다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에 우려를 나타내고 이 지역 군사 배치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HFX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미 지역의 대규모 안보포럼인 HFX 포럼은 공산주의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가 세계 안보에 가져올 위협에 대해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다.

이 포럼에서 아난드 장관은 HFX 포럼 개회사에서 “중국은 인도·태평양에서의 야심을 확대하며 점점 더 공격적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다자주의에 대한 강한 헌신을 통해 국제적 평화와 안정 등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켜야 하며, 이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HFX 포럼은 50개국 400명의 각국 고위급 인사와 군 고위층, 정책 입안자, 학계·산업계 지도자가 참석해 18~20일 열렸으며 이란의 반히잡 시위에 대한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주요 의제로 채택돼 논의됐다.

아난드 장관의 발언은 최근 캐나다 기업들에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선 안 된다”고 촉구한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의 경고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졸리 장관은 지난 9일 토론토대학 연설에서 “세계 권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은 국제질서를 교란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는 국제 안보와 무역, 평화를 약화시키는 중국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졸리 장관은 캐나다가 대만과의 경제 강화를 강화하고 홍콩의 자유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협력할 때는 협력하겠지만 필요할 때는 중국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공산주의 중국을 상대로 점점 더 강경한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전날 캐나다-중국 간 약식회담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항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 만찬에서 시진핑은 통역을 대동한 채 외신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트뤼도에게 항의했고, 캐나다의 한 언론은 시진핑이 트뤼도를 “야단쳤다”(scold)고 보도했다. 이 표현은 주로 어른이 아이를 꾸짖는 것을 나타낼 때 쓰인다.

한 국가의 정상을 무시함으로써 그 나라 국민 전체를 깔보는 태도를 나타낸 시진핑에 대해 캐나다 보수파 의원과 전문가들은 분노를 나타내면서 “중국에 대해 강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트뤼도 정권에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전날 약식회담에서 캐나다 선거에 대한 중국의 개입 의혹과 캐나다 영토에서 허가 없이 활동하는 중국 해외 경찰서 등을 두고 시진핑 총서기에게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